해체된 언어 속에서
너는 여전히 살아 숨 쉰다
시간의 주름을 지나
내게로 흐르는 빗방울처럼,
나를 비추고,
나를 스며든다
기억은 조각으로 부서져
빛을 따라 반짝이고
너의 이름은
내 입술을 떠나지 않는 소리
그 소리는 아무 말 없이
내 안에 남는다
너를 기억하는 것은
내 속 깊은 곳에서
살아 있는 작은 떨림
떨어진 잎처럼
내가 찾을 수 없는 곳을 떠도는
너의 무게,
그것은 언어가 닿기 전의 감각이 되어
내 안에 스며든다
바람은 아무 말 없이 지나가고
나는 그 바람에 귀를 기울인다
한 번 더, 다시
내가 너를 부르기 전에
그 이름은 이미 바람이 되어
내 마음을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