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지 않기로 했다
시간은 등 뒤에서
하나씩 문을 닫았다
돌아보면
먼지가 먼저 길을 차지하고
발자국은 금세 사라졌다
언젠가 불던 바람도
나를 스치지 않고 지나갔듯이
너 역시 망설임 없이 사라졌으니
갈등이란 것이 남았다
바람에 흔들리다 멈춘 창처럼
어딘가 기울어져
그리움이란 것이 남았다
비 온 뒤 풀잎 위의 물방울처럼
쉽게 사라지지 않고 맴돌며
기다리지 않는 삶은
때론 더 깊은 상처를 남긴다
나는 기다림을 두고 가기로 했다
주로 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