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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음에 대하여

by 아무개


오늘도 숨을 들이마시는 것,
그 한 마디의 숨결이
나를 붙잡아 두는 크고 작은 용기라는 걸
알고 있다


창가에 스며드는 햇살 한 줌,
그대에게는 무거운 짐처럼 내려앉을 때가 있다면
어느 누구는 말한다,
"살아있음이 축복이라고"


그러나 나는 안다,
숨 쉬는 것조차 숨 가쁘게

느껴지는 날들이 있다는 것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창가의 식물 한 송이가
햇빛을 따라 고개를 들듯,
우리의 몸도 서서히,
어쩌면 조용히 빛을 향해 향한다는 것을


아픔을 품은 발걸음마다
땅은 묵묵히 그 무게를 감당하며,
그대의 슬픔도,
그 모든 짐도 받아들이고 있다


오늘은 단지 살아있음만으로도 충분하다
내일의 희망을 이야기하기엔
오늘의 숨결이 너무 소중해서


어둠 속에서도
별은 제 빛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대도 그렇게 빛나고 있다는 걸,
그저 잊지 말아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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