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피어나는 계절
작은 꽃잎 하나에도
내 마음이 덧칠되는 시간
모란이 피어
불꽃처럼 선명한 비밀을 열어 보이고
담장 너머 복사꽃은
고개 숙여 인사하네
너는 봄이니까
나는 봄을 사랑하니까
연둣빛 이파리들이
처음 세상과 마주할 때
서로의 이름을 부르는 법을 가르치는
어디에 마음을 맡겨야 좋을지
꽃에게 물어봐도
바람에게 물어봐도
대답은 나의 숨결 속에 있었네
그것은 너였다
그것은 나였다
채움과 비움 사이
작은 쉼표 하나
연둣빛 손길로 내 어깨에 내려앉아
세상을 양산처럼 펼쳐주네
어쩌면 우리는
잠시 멈춘 시간 속에서
서로를 발견하는 걸지도 몰라
가던 길 멈춘 나그네
젖은 어깨 위로
사월의 햇살이 스며들 때
문득,
네 얼굴이 떠오른다
연둣빛,
그리움,
다시 걷는다
떨리는 마음으로
이 모든 것이 사랑이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