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마지막은 마지막이 아니다.

백8

by 태연

그대의 마지막은 마지막이 아니다.


나는 간절히 바란다
그대의 마지막 순간에 내 손끝이 닿기를

그대의 심장이 가장 조용한 떨림으로 이 세상을 건너갈 때
그 울림이 내 머리 위에 꽃잎처럼 내려앉기를


나는 간절히 바란다

그대가 진짜라고 믿었기에 눈앞에 보이는 이 마지막이

사실은 새로운 새벽의 문턱임을 알기를
그대가 떠나가는 길 위에

고요한 달빛이 비추고 있다는 것을

그대가 알아주기를


나는 간절히 바란다

별이 스러지는 순간,
새로운 빛은 하늘을 밝히고
빗물이 떨어져 강에서 바다로 스며드는 것처럼
낙엽이 땅이 되어 또 다른 생명을 품는 것처럼

그대의 마지막은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을

그대가 알아주길


나는 간절히 바란다

두려움이 고요한 바다를 삼킬 듯 차오를 때,

그것을 밀어내려 하지 말기를

두려움은 사랑이 낳은 것이니,

그것을 끌어안고, 조용히 숨을 맞추기를


밤이 깊어질수록 새벽이 가까워지듯,

숨이 멎는 순간에도 삶은 계속된다

그대가 머물렀던 자리에

남은 공기가, 바람이, 빛이

여전히 그대를 기억하고 있으므로

그러니, 그대여

그대의 마지막은 마지막이 아니다

그대는 단 한 번도 사라진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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