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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eyimpact Jan 06. 2023

우연과 인연

시작은 우연이지만, 과정과 결론은 인연이기를

용기 있는 시작은 우연을


최근 새로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 무작정 그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곳을 찾아간 적이 있다. 회사에서 무려 2시간 지하철을 타고 가서 만났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거절을 당했다. 그렇지만,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데 필요한 정보와 현실적인 조언을 들을 수 있었다.


또 다른 이유로 발품을 팔며 업체를 찾고 있었다. 고되고, 서울에서 김서방 찾는 듯한 주먹구구식이 아닌가 하는 회의감마저 들었다. 그러나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드는 업체를 발견했고 무작정 들어가서 내가 원하는 요구사항을 이야기했다. 결론은 또 거절이었다. 그러나 인상 좋은 사장님께서는 ‘ooo에 가봐요. 거기서 잘 알려줄 거예요. 우리 집은 moq 1,000개 이상부터 시작해요.’라고 하셨다.


사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찾아간 곳은 네이버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그런 곳이었다. 정말 길거리에서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찾아가게 되었다. 1시간 반. 정말 용감하다는 생각이 든다. 진짜 찾아냈다. 그 찾았을 때의 반가움은 뒤로한 채,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일어났다. 그런데 웬걸. 내가 만나본 분 중 가장 친절한 신사 사장님을 만나게 되었다.


과정과 결론은 인연으로


방심했다. 너무 젠틀하셔서 일이 잘 진행되는 것으로 나 혼자 착각한 것이다. 패션산업은 옛날 방식 그대로를 따른다. 데이터나 원칙을 따르지 않는다. 그때그때 ‘융통성’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곳이다. 아무리 젠틀한 성품을 가진 사장님이라고 해도 물량이 많은 업체부터 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나는 그 뒤로, 뒤로 밀려날 수밖에.


연락을 드렸는데 답이 없으셨다. 전화 통화도 연결되지 않았다. 당황스러움이 밀려왔다. 그래서 문자로 ‘사장님, 전화도 문자도 연결이 닿지 않으시네요. 걱정이 됩니다. 건강의 문제가 있으시거나 사고를 당하신 것은 아니시죠?’라고 남겼다.


그때 연락이 왔다. “죄송합니다. 제가 바빠서 답을 못했네요. 내일 오세요.”라고. 그래서 그다음 날 사업장에 찾아갔다. 내가 요청한 물건은 2일 만에 내 눈앞에 놓여있었다. 사장님께서는 “고마워요. 그리고 미안해요. 걱정해준 사람은 처음이네요. 다음부터는 답 잘할게요. “라고 해주셨다.


내가 하는 사업에 대해서 공유드렸다. 그랬더니, 사장님께서는 이건 어때요? 저건 어때요? 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주셨다. 아직은 서로를 잘 아는 파트너는 아니지만, 앞으로 좋은 파트너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좋은 인연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마저 들었다.


책에서 본 구절이 떠올랐다.

“필요한 아이디어가 정확한 순간에 우리에게 온다. 다시 말해 ‘우연히’ 필요한 사람을 만나고, 겉으로 보기에는 마법처럼 기회의 문들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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