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영역부터 지극히 공적인 영역까지
일반 회사에 직원으로 일할 때보다 다양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창업가라는 삶을 살면서 정말 다양한 인간관계과 인간 군상을 마주하곤 한다. 최근에 만난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해가 되는 영역인지, 생각해 보니 꼭 이해하지 않아도 될 것 같기도 하다.
오늘 만난 사람은 아주 아주 오랜만에 만난 지인인데, 친하진 않지만 갑작스러운 비즈니스 여행에 같은 방을 쓰는 룸메이트였다. 그는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았고, 그 당시 내가 느끼기에 그는 자존감이 무척 높았었다. 커리어로도, 외적으로도 훌륭한 그에게 없었던 것은 딱 하나, 애인이었다. 5년 만에 만났는데 그는 대뜸 나에게 이런 고백을 했다.
”내가 연애에 아주 아주 많이 서툴더라고요. “라고. 그리곤, 그는 작년 말부터 데이팅 앱에서 사람을 만나고 상처받고 또 다른 사람을 만나고를 반복하고 있었다. 같은 상황과 문제가 연출되고 그는 나에게 왜 이런 문제가 나에게 생기느냐고 물었다. 나는 같은 선택을 반복해서가 아닐까요 하고 답했다. 그는 나에게 좋은 영감을 받았다며 웃으며 헤어졌는데 뭔가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다.
모든 영역에서 다 잘할 수는 없지만, 건강한 생각과 마음으로 좋은 인연을 찾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이용하는 데이팅 앱은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음 하고.
또 만난 분은 언변이 굉장히 뛰어나고 극 E 성향이라 같이 있으면 기가 좀 빨리는 기분마저 들 때가 있다.(실제로도 기가 빨린다고 말하고 나는 모임을 일찍 뜬 적도 있다.) 처음 소개받았을 때 그가 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 ‘스튜디오 임대업’이라고 했었다. 1년이 지나고 최근 만났는데 얼굴이 많이 어두웠다. 무슨 일 있느냐고 했는데, 자신이 운영하던 스튜디오를 문 닫게 되었다고 했다.
사실을 파악해 보니, 공공기관에서 스튜디오 임대업을 몰래하다가 걸린 것이었다. 그 이야기에 충격을 받앟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어떻게 그런 생각과 실행을 할 수 있는지, 놀랐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 친구가 보내준 하나의 기사를 보았다. 스타트업의 기술을 몰래 훔쳐간 대기업의 횡포였다. 스타트업 대표는 변호사 출신으로 증거를 잘 수집했고(녹화분량이 엄청나다), 근거들은 팩트로 나열했으며, 사건 정황을 글로 정리해 누구나 이 사건이 어떤 문제인지를 단번에 알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이 참 많다.
지극히 사적인 영역부터 공적인 영역까지 다 쓰진 못했지만, 이해할 수 없는 사람들과 어찌어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