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퍼스트 슬램덩크>
3040 남성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 현실 세계에서 가장 가까운 이 중 슬램덩크를 사랑하는 이가 있었으니, 바로 남편이다. 남편과 함께 설날에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러 갔다.
나는 <슬램덩크>를 만화책으로 만났다. 당시에 농구는 잘 모르지만, 강백호의 패기와 서태웅의 지적인 차가움, 안 선생님의 평온한 미소 등으로 왜인지 모를 위로를 받았던 만화다. ‘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너에게 가고 있어.’라는 거친 목소리의 ost로 나온 애니메이션도 봤다. 경기에서 이기겠다고 선언하고 고군 분투하고 그 과정에서 넘어지고 슬퍼하고 기뻐하는 일련의 감정을 잘은 모르지만 같이 느꼈던 것 같다.
어렸을 때 봤던 <슬램덩크>에서는 기억이 잘 나지 않던 ‘송태섭’이 이번 영화에서는 주인공이었다. 불우한 가정사가 나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구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농구 역량과 인간 송태섭 모두 성장하는 모습을 그려준다. 송태섭이라는 매력적이고 대단히 노력형 인물이라 성장 이야기가 일면 타당하지만, 송태섭의 엄마와 여동생이 분명 그가 건강하게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물이었던 것 같다. 어릴 때 보지 못했던 인물 간의 관계와 내적인 성장 과정을 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영화의 맨 마지막 부분에서 농구 경기의 박진감을 무음으로 처리해서 빠르게 화면 전환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제일 좋았다. 전반적으로 5명의 선수의 캐릭터를 잘 보여주면서, 5명이 얽힌 에피소드를 충분히 들려주려고 노력하는 내용도 좋았다. 아쉬웠던 부분은 시합 장면이 나오는 현재 시점과 송태섭이 현재 시합에 오기까지 성장 시기를 교차해서 보여주는데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들었다. 박진감이 넘쳐야 하는 시합 장면이 자꾸 맥이 끊긴 느낌이었다. 아쉬워서 찾아보니, 이런 제작방식을 *플래시백 기법이라고 했다. 124분이라는 러닝 타임 내에 할 이야기가 많아서 그런 기법을 쓴 것 같은데 뭔가 몰입하지 못하는 지점들이 있어서 아쉬웠다.
*플래시백 : 과거 회상을 나타내는 장면 또는 기법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과거의 추억을 다시 불러와 용기를 준 영화다. 남편은 어린 시절 아이스하키 선수로 6년간 생활했는데, 팀 웍을 이루는 스포츠 활동이 그립다고 말했다. 그리고 팀 운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나는 내가 서있는 또 다른 경기장에서 슬램덩크 주인공들이 경기를 포기하지 않고 00:00이 될 때까지 분투하는 모습처럼 나 또한 내 경기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영상의 완성도도 높았다고 생각한다. 옛 추억 그대로 작가의 개성이 그대로 묻어나서 좋았다. 디테일하게는 밀도 높은 채색과 운동화가 매끈한 농구장의 바닥을 긁는 소리, 공을 튕기는 소리 등 멋진 영화였다고 생각한다.
1.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국가대표였을 때였나요? 난 지금입니다. (강백호)
2. 왼손은 거들뿐 (강백호)
3, 오늘 여기서…널 쓰러뜨리고 간다! (서태웅)
4. 더 이상 무슨 일이 일어나도 흔들리지 않는 단호한 결의가 필요한 거야! (안 선생님)
5. 포기하면 거기서 바로 시합 종료예요. (안 선생님)
6. 그래, 난 정대만. 포기를 모르는 남자지. (정대만)
7. 정신 차리지 못해? 흐름은 우리 스스로 가져 오는 거야! (송태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