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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eyimpact Jan 24. 2023

나, 나, 나

진짜 나와 보이는 나

어제 꽤나 흥미로운 경험을 했다. 부산에서 올라온 지인과 나는 음악을 좋아하는 편이라 공통 관심사인 음악을 함께 즐길 겸 인사동에 음악과 음료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인 '뮤직콤플렉스'를 찾았다. 


LP판이라는 레트로 감수성에 힙한 색을 더해 만든 공간이었다. 사람이 많아 대기를 30-40분 정도하고 나서 들어갔는데, 공간은 기대 이하였다. 정말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왔었다면, '화'마저 날 것 같은 그런 정리가 되지 않은 곳이었다. 


LP판 관리도 엉망이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찾아서 음악을 들으라는 건지 서비스 대응 또한 좋지 않았다. 결국 나는 비틀스 LP를 하나 찾았고, 맥주 2병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우리 자리의 앞, 뒤, 옆은 모두 셀카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음악은 거들뿐, 이런 느낌이었다. 음악을 좋아해 듣고 싶은 나는 턴테이블의 음질마저 좋지 않아 이 상황이 화나는데, 저들은 이 공간에 온 것 자체가 '나 음악 꽤나 좋아하고 힙하고 트렌디한 사람이지?'를 보여주는데 여념이 없다는 게 아이러니했다. 


언니와 웃으며 이런 이야기를 했다. '음악을 듣는 나, 이런 멋진 곳을 찾아온 나, 남자친구와 힙한 곳에 방문한 나, 멋진 나, 너무 보여주는 나만 있지 않나?' 하는. 


보여주기 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사업을 하면서 더 느낀다. 진짜 좋아해야 하고, 진짜 관심을 많이 갖는 일을 해야 한다. 사람들은 다 안다. 이 사람이 정말 좋아하는지, 아니면 좋아하는 척을 하는지. 보여주는 것보다 나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보는 일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겠다는 다짐을 한 번 더 하게 되는 계기였다. 


음질이 좋지 않았던, 힙한 느낌만 남은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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