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일지 2.
고양이에게 사람은 엄청 크고 무서운 존재로 느껴진다고 합니다. 경계심이 많고 고독한 생활을 해왔던 기니가 사람과(집사인 저와) 함께 생활한다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였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제 침대 밑에 들어가서는 좀처럼 나오지 않았습니다. 나중엔 걱정이 돼서 살아있나? 싶어서 침대 밑을 기웃거릴 정도로 10시간 동안 꼼짝도 않았습니다. (주인 닮아 독한 고양이다...!)
그러다 아침에 침대에서 뒤척이는데 기니 뒤통수가 침대 바깥으로 나오는 겁니다. 이때 심장 멎는 줄! 고양이와 살면 자주 심장이 멎을 수 있으니 심장이 약하신 분들은 평소에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많이 많이 드시고 운동도 충분히 하시기를.
경계심이 많은 고양이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일단 친한 척을 하지 않습니다. 기니가 제 집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면서 경계심을 풀 수 있도록 시간을 두고 기다립니다. 배고플 타이밍이 친해지기 제일 좋은 타이밍인데요. 이때에도 식사만을 쿨하게 주고 모른 체 합니다. 이렇게 일주일이 지나면 아주 조금 신뢰가 쌓이고 먼저 고양이가 집사에게 다가옵니다.
기니가 저에게 다가왔을 때 정말 심장이 멎을 만큼 기쁘고 설렜지만,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 주거나 털을 부드럽게 만져주고 엉덩이를 톡톡 쳐줍니다. 욕심내지 않고 조금씩 스킨십을 늘려갔습니다. (집사가 널 지켜줄게...!) 정말 귀여워서 제 마음이 미칠 지경에 다다를 때면 손을 입에 넣고 참았습니다...!)
고양이들의 성격을 결정하는 요인은 크게는 3가지입니다. 유전적인 부분이 50~60%로 가장 크고,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 사회화가 30~40%를, 어른이 된 후의 경험으로 사람과 쌓은 신뢰로 바뀌는 건 10%에 불과합니다. 경계심은 많지만 *순한 성격을 가진 기니의 아빠 고양이, 엄마 고양이를 상상해보았습니다. 또, 길거리 생활을 하기 전 기니가 만났던 경험들이 어떠했을지, 나쁜 기억들로만 남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기니를 바라보았습니다.
*순한 고양이를 알아보는 방법!
- 고양이를 가만히 볼 때, 조심스럽게 집사에게 다가와서 몸을 비비거나 냄새를 맡는 행동을 한다.
- 부드럽게 목덜미를 잡거나 등을 바닥에 눕혔을 때 거부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
- 고양이를 조심스럽게 들었을 때 경직되거나 발톱을 세우지 않고 몸을 편안하게 늘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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