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일지 4.
제 휴대폰에는 기니가 밥을 먹고 있는 사진들이 정말 많습니다. 구내염으로 고통받는 아이라 밥이라도 잘 챙겨 먹여야 한다는 의식 때문인 지도 모릅니다. 사람도 치아가 아프면 밥을 잘 안 먹고 싶어 하고, 그러다 보면 식사량이 줄어 몸이 더 약해지는 것처럼 고양이도 그렇거든요.
기니는 보통 고양이들처럼 굉장히 영특해서 밥에 약을 탄 것인지 아닌지를 귀신처럼 알아차리곤 했습니다. 사람의 지능을 이기는 고양이 덕분에 저도 한 단계 성장한 것 같습니다. 이제는 약을 탔어!라고 느끼진 못하고 '약간 이상한데, 음.. 일단 먹자!'까지 발전시켰습니다.
보통 고양이들의 치아는 30개입니다. 기니는 구내염으로 발치를 순차적으로 하면서 3년 전에는 8개, 2년 전에는 6개, 작년에는 2개 그리고 올해는 아예 없습니다. 전 발치가 아닌 조금씩 발치를 한 이유는 고양이로서의 야생성을 남겨주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다행히 기니는 *치아 흡수성 병변(FORL)을 갖고 있지는 않아 전 발치가 꼭 필요하진 않았습니다. 제가 좀 더 부지런히 병원을 같이 데리고 다니면 되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매년 치아 X-ray를 촬영하는 번거로움을 기니가 잘 감당해주었기에 조금씩 발치를 하고, 나름의 고양이의 야생성을 누리면서 잘 먹고 조금씩 건강해졌습니다.
*치아 흡수성 병변(FORL) : 치아가 녹아내리는 질병으로 치료방법은 전발 치를 하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합니다.
고양이는 육식성이라 고양이 사료는 주로 육고기나 물고기로 만들어져 단백질 함량이 높습니다. 육식을 많이 먹기에 고양이 응가 냄새가 기절 초토화를 일으키는 겁니다. 장내에서 단백질 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로 변 냄새가 아주 지독합니다. 또 육식성이라 송곳니가 크고, 모든 이가 송곳니처럼 뾰족합니다. 나름 맹수의 혈통이니까요.
기니처럼 치아가 없애거나 불편해서 습식사료를 먹는 경우에는 별도의 물을 마시지 않아도 어느 정도 수분 공급이 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 고양이의 영양 요구량으로는 단백질이 25~40%, 지방이 15~45%, 탄수화물은 없습니다. 습식사료는 건사료에 비해 탄수화물 함량이 낮아 영양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비용이 비싸고, 양은 건사료의 3배 이상을 먹여야 합니다.
주식인 습식사료와 간식 캔을 비교하면, 주식 습식사료는 균일한 입자와 질감으로 되어있습니다. 숟가락으로 뜨면 형체가 있지만 물에 풀면 확 풀어지는 형태도 여기에 속합니다. 간식 캔은 살코기를 뭉쳐놓은 타입으로 되어 있고, 캔이나 또는 파우치 타입이 있습니다.
건사료는 건강한 고양이들이 먹는 마른 상태의 알갱이 사료입니다. 규칙적이고 안정적으로 고르게 영양을 공급하고 집사들이 급여 관리가 쉽습니다. 또 잘 상하지 않고 비용이 적게 들며 고양이들이 사료를 씹어 먹으면서 잇몸 운동이 되기에 장점이 훨씬 많습니다. 다만, 습식사료에 비해 탄수화물 함량이 높아 영양학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고양이의 식성에 맞게 고양이용 전용 요리를 가정식이라고 합니다. 저도 기니가 한때 신장이 좋지 않아서 충분한 수분 공급이 필요해서 만들어준 적이 있습니다. 잘 먹지 않아서 실패했지만요... 그래도 다음에 레시피를 적어보겠습니다.
고양이들은 영양이 아무리 풍부해도 냄새가 별로면 먹지 않습니다. 또 작은 알갱이나 새로운 모양, 질감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온도는 자신의 체온에 가까운 음식을 선호합니다. 기니에게 밥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고기 맛이 엄청나는데요. 고양이들은 신맛과 조미료 맛(MSG MonoSodium Glutamate)에 의해 느끼는 맛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고양이가 밥을 먹는 모습을 지켜보면 아주 조금씩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습관을 '니블링(Nibble : 조금씩 뜯어먹는다)'이라고 합니다. 하루에 최소 9번에서 최대 16번까지 왔다갔다 하면서 먹습니다.
기니가 처음 집에 왔을 때는 허겁지겁 니블링하지 않고 먹었습니다. 아무래도 '지금 아니면 언제 또 먹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집고양이가 되어서 먹다가도 '배불러, 조금 있다가 또 먹을게'하고 숨숨집(기니 집)에 들어갑니다.
기니에게 사준 가장 비싼 주식 캔인데 안 먹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캣맘들에게 선물했습니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사료도 고양이님들이 받아주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하하하. (내 눈물, 피, 땀...)
고양이들의 상태별 하루 적정 사료량을 참고하세요.
- 성묘 / 2.2~4.5kg / 건사료 : 55~115g / 캔 사료 : 160~330g
- 노령묘(7세 이상) / 2.2~4.5kg / 건사료 : 65~120g / 캔 사료 : 190~220g
- 임신한 고양이 (임신 5주 이후) / 2.5~3.7kg / 건사료 : 80~125g / 캔 사료 : 230~370g
- 수유 중인 고양이 : 2.2~4.0kg / 건사료 : 170~310g / 캔 사료 : 500~920g
"지금 글 쓸 때냐! 밥그릇에 밥이 없잖아!!! 어서 밥을 내놓아라!!" 시위하는 기니 눈살에 저는 그만 식사를 차려드리러 가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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