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일기#10 - 사진 위주의 아이스하키 구경 후기
페이스북 '덴마크 워킹홀리데이' 그룹을 통해 대한민국 대 노르웨이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린다는 것을 알고 한국인 친구들과 경기를 관람하러 갔다. 한국 대사관에 메일을 보내면 표를 무료로 제공해주었다. 원래는 아이스하키에 전혀 관심이 없었기에 볼 생각이 없었지만 모두들 신청했다길래 혼자 덩그러니 기숙사에 남아있기는 싫어서 뒤늦게 신청을 했고 다행히 표가 남아있었다.
꽤나 먼 거리를 달려 아이스하키 경기장에 도착했다.
저녁을 늦게 먹는 바람에 40분 정도 늦게 도착했는데, 경기는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대한민국대 노르웨이의 경기라 그런지 관중석은 거의 비어있었다. 심지어 늦게 온 우리들에겐 표검사도 하지 않았다. 하키에 대해서 전혀 아는 게 없었기 때문에 큰 기대를 안 하고 왔는데 경기 자체가 매우 빠르고 격렬해서 굉장히 재미있었다. 좋은 사진을 찍어보려고 설정을 이리저리 바꿔가면서 찍어보았는데 선수들이 워낙 빨라서 구도와 초점 잡기가 어려워 찍은 사진 중에 2/3는 지워야 했다.
관중석 맨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깜짝 놀랄만한 풍경이 벌어졌다. 감정이 상한 두 선수가 서로에게 주먹질을 하기 시작한다. 심판이 다가오긴 하지만 급하게 뛰어오지는 않는다. 주변 선수들도 그냥 적당히 말리는 눈치다. 옆에서 함께 경기를 보던 형이 말해주기를, 아이스하키에서는 싸움질이 허용된다고 한다. 싸움을 하는 이유는 팀원들의 사기진작, 보복 차원 등이 있단다. 바로 앞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면 서로를 죽일 듯이 노려보는 눈빛에 나까지 괜히 움츠라든다. (무서웠음...)
우리나라에서는 아이스하키가 인기 있는 종목이 아니지만 함께 갔던 친구들은 모두 재미있게 보았다고 한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 진행 속도와 가끔씩 벌어지는 싸움판 구경, 그리고 비록 3:1로 졌지만 덩치 큰 북유럽 선수들을 상대로 꽤나 선전했던 우리나라 선수들을 응원하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아, 경기장 가는 길에 보았던 수 많은 별들도 정말 예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