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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흔변양변 Oct 14. 2021

3. 나는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변호사이자 투자자산운용사인 나,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글에 앞서 저는 투자 경험이 부족한 비전문가로 틀린 내용이 있을 수도 있으므로 개인적인 의견으로만 봐주세요.




피터 린치는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이라는 책에서 집을 먼저 사고 그 후에 주식 투자를 시작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피터 린치가 2021년 서울에서 살고 있었다면 과연 그렇게 말할 수 있었을까. 집을 사기 위해 투자를 시작해야 하는 시대에 과연 나는 어떻게 주식 투자를 해야 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능력과 주식 투자의 목적에 대해 진지하게 고찰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1. 나의 능력


본격적으로 투자 공부를 시작하면서 책과 각종 강의들을 닥치는대로 들으며 깨달은 것은 투자로 돈을 버는 방법은 정말 다양하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정석처럼 철저한 기업분석을 통한 종목 발굴 이후 장기투자를 통하여 큰 돈을 벌었고, 누구는 차트를 보며 단타를 하였고, 누구는 스팩주에 투자하였고, 누구는 아무도 비트코인이 무엇인지 관심을 가지지 않을 때 비트코인을 샀다.


그런데 생각해보자. 지금도 저평가된 우량 기업들은 어디엔가 있을텐데 나는 철저한 기업분석을 통해 그 우량 기업을 찾을 수 있는가? 아니다. 나는 대세 하락장에서도 이 기업은 반드시 오른다고 스스로 굳게믿을 수 있을 만큼의 저평가 우량기업을 찾아본 적이 없다.


그렇다면 나는 차트 분석을 하며 저점과 고점을 잡아 적시에 매수매도를 할 수 있는 신적인 능력을 가졌는가? 아니다. 그리고 만약 나를 2015년 정도로 돌려보내준다면 나는 비트코인을 살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만약 그럴 수 있었다면 몇 달 전 비트코인이 3천만원 대로 떨어졌을 때라도 샀어야 했다.


결국 나는 저평가 우량주를 찾아낼 수 있는 능력도, 큰 변동성을 견뎌낼 담대함도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 투자의 목적


나는 왜 투자를 시작했을까. 주변에서 다들 주식을 해서?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규모의 양적 완화 이후 거대한 인플레이션이 오면 화폐가치가 하락한다고 해서? 예적금 금리가 너무 낮아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직접 해보니 그냥 주식이라는 도박이 재밌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렇게 도박을 하는 순간 수익이 나면 기뻐서, 손실이 나면 너무 슬퍼서 일상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점점 폐인이 되어간다는 생각을 했다. 곧 정신을 차리고 생각해보니 투자는 재미를 위해서가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서 했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당장 떼돈을 벌어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면 좋겠지만 나에게는 그럴 능력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나니 투자의 목적을 수정할 필요를 느꼈다. 결국 내가 이룰 수 있는 것은 은퇴 이후의 노후를 준비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라고 판단되었다. 그러고 보니 왜들 그렇게 투자 고수라는 사람들이 주식으로 단기간의 큰 수익을 노리지 말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었다.


자신이 평범한 사람임을 인정하고 나면 평범한 사람이 투자로서 달성할 수 있는 최고의 성과는 노후의 경제적 여유였다. 그래서 나도 결국 젊을 땐 열심히 일하고 늙어서 고생하지 말자는 마인드로 투자를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3. 해답은 인덱스 펀드


결국 종합해보면 나는 시장을 보는 냉철한 눈도 없고, 투자의 목적도 재미가 아니라 오로지 노후를 위한 돈을 벌기 위함이 되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는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상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장지수, 특히 S&P 500과 같은 지수는 꾸준히 우상향하여 내가 매수 시점을 판단할 필요도 없이 꾸준히 적립식으로 모아갈 수 있게 하였다. 그래서 나는 월급날마다 인덱스 펀드를 적립식으로 모아가려고 한다.




4. 인덱스 펀드 투자를 방해하는 것들


그러나 인덱스 펀드 투자를 방해하는 요소도 분명 있다. 시장지수는 오르고 내림이 더딘 반면 개별 주식은 그에 비해 변동성이 커서 주변 사람들이 하는 얘기만 들어보면 상승장에서 내가 굉장히 손해보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이런 수익률을 보면 개별 주식을 사고 싶어진다.


그러나 위 종목 외 다른 종목에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나에게 이런 행운이 다시 올거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위와 같은 투자관이 정립된 이후에는 개별 주식을 사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 누가 어떤 주식으로 돈을 크게 벌었다 말해도 따라하고 싶지는 않다. 이 글을 읽으며 자신이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면, 자신을 인정하는 삶을 통해 수학이 증명한 복리의 마법을 믿어보는 건 어떨까. 나는 그렇게 투자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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