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바람 구두를 신은
Jan 19. 2024
그 사람을 두고 서른 밤을 기도했는데
기도를 들으시는 분이 음소거 기능을 쓰셨다.
나는 깔끔하게 내 마음을 종이접기 했다.
예쁜 장미 한 송이가 나왔다.
오래오래 시들지 않았다
내 성격이 그런지라 아무렇지 않았다.
가끔 골목길에서 대추나무를 볼 때
평범한 대학의 더 평범한 골목길
어느 집 대추알이 탐스러워 가리켰을 때
껑충 뛰어 내게 따주던 일이 떠올랐다.
그리하여 나는 세상의 모든 대추를 어여삐 여겼다.
음소거 기능 이어폰을 장착하신 그분은 다 뜻이 있으셨다.
나중에 알았다.
그 사람은 그분의 것이었다.
00야, 하늘나라에서 잘 지내고 있니?
어느 날 동아리 카페에 누군가 남긴 글에는
웃고 있는 그의 사진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