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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타 Aug 12. 2016

번지다

물들다, 흔들리다, 혹은 많이 울다

매 밤 나는 그대를 쓰는데

답장이 오지 않아 문득 손을 멈췄다

잉크가 펜촉 사이로 톡, 떨어졌다.

한 구석이 새까맣게 번졌다.

내가 그대로 물들었던 것처럼.

어느 밤 더운 바람만 불던 날

창문을 열고 누웠다.

나는 흔들리고 있었다

-날아갈 지도 모른다.


나는 그것이 아주 조금 무서워서

조금 많이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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