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고 말하려고요
엄마, 안녕
괜찮아 나는 잘 지내
이곳에서도 나는 글씨를 예쁘게 못 써
이곳에서도 나는 종종 말을 더듬어
이곳에서도 나는 가지나물을 먹지 않아
그래도 아무도 지적하지 않아
그래도 아무도 병신이라 하지 않아
그래도 아무도 혼내지 않아
그래 엄마, 나는 잘 지내
이곳에서도 갈대가 바람결에 속삭이고
이곳에서도 하늘은 옆집 누나 눈동자색이고
이곳에서도 이름 모르는 꽃들이 몰래 숨쉬어
그래서 한참을 갈대밭에 누워 이야기하고
눈을 깜빡이며 잘 기억나지 않는 얼굴 떠올리고
내 이름을 말해줘 길가에 앉아 뒷모습으로 울어
이 아이들은 영원히 감히 영원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기억할까?
엄마는 나를 기억하고 있기는 할까
보낸이 없는 편지를 읽기는 할까?
그래도 엄마 나는 괜찮다고 말을 하려
그러려고 편지를 써
그러니 혹여 나를 기억하고 있다면
너무 많이 울지는 마 손수건만큼만 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