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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태현 Dec 04. 2019

다 보인다. 잔머리 쓰지 마!

(어느 아재의 반성)

일하는 모습을 보면 사람을 알 수 있다.
일할 때 그를 잠시 관찰해 보거나

그가 하는 말을 몇 마디 들어보면

그가 어떤 타입의 사람인지 금세 파악할 수 있다.


일터에서 만나는 두 가지 타입의 사람이 있다.

하나는 ‘잔머리를 쓰며 일하는 사람’이고,

다른 하나는 ‘마음을 쓰며 일하는 사람’이다.


잔머리를 쓰며 일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일을 끝내버리는 것이다. 일을 해치워 없애버리는 것이다.
일의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일에 투입하는 시간과 노력을 덜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일의 결과는 항상 그저 그런 수준이다.
안 한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마음에 드는 수준은 아닌.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한 일도 있다.


마음을 쓰며 일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일을 마음에 드는 수준으로 이뤄내는 것이다.

그렇기에 먼저 원대하고 가슴 뛰는 목표를

마음속에 그려 놓고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는다.

그는 종종 주변의 조롱을 받는다.

“그래 봐야 소용없어!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하지만 미련하게 마음속 원하는 그림이 나올 때까지

계속 걸어간다.


잔머리를 쓰며 일하는 사람은

단기적으로 인정받고 사랑받을 수 있다.

하지만 헛똑똑이며,

긴 인생에서는 결국 밑천을 드러내 버리고 만다.

스스로의 한계를 만난 적도 없고,

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 또한 해본 적이 없기에.

그럴 의도는 전혀 없었겠지만

결과적으로 자신이 만든 가두리 안에 평생 동안 갇혀 살아가게 된다.


마음을 쓰며 일하는 사람은

좋게 보면 진국이지만,

일면 고지식하고 답답한 사람이다.

하지만 결국 내면의 진가를 화려하게 꽃 피워낸다.

일의 목표 수준에 맞춰

스스로의 한계를 끌어올리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마침내 그가 성취한 일의 결과와

스스로가 같아져 버렸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제 오래 산다.

잔머리로 일하며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길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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