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야 들기름, 최강록 같은 시인
1.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 맛있으면 바나나, 바나나는 길어, 길으면 기차, 기차는 빨라, 빠르면 비행기, 비행기는 높아 ,높으면 백두산, 백두산은 뾰족해, 뾰족하면 바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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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이 구조적으로 잘 짜여져있고 앞서 제시된 이미지와 뒤에 나오는 이미지의 연결이 매끄러웠습니다. 관용구와 의태어, 의성어가 많고 단어의 라임배치와 펀치라인이 곳곳에 잘 들어가 있어 안정된 형태의 힙합 음악을 듣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점묘파적 시인과 게슈탈트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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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파 작가 중 코로, 피사로, 쇠라, 시냐크와 같은 스타일의 점묘파적 시인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어로써만 보면 말이 안되는 것들이 모여 관용구가 되고 말이 되는 문장과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단어의 속성을 보고 그 속성안의 숨은 속 성(단어 속 연상되는 상징)을 보고 다시 성 속의 벽돌(의미)을 생각하고 바라봐 단어를 하나하나를 찍어 그림을 완성하는 점묘파적 시인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하여 끝에 기존에 존재하던 단어 위 의미는 한 점이 되고 점으로 그려진 단어는 뭉텅이 형태의 단어로 탄생되어 새롭게 보였습니다.
3.준법자의 몸과 무법자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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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정열은 위치만 바뀐 것이 아니라 그 의미가 다릅니다. 열정이 가득한 몸과 정열이 가득한 몸은 다릅니다. 우리는 법을 지키는 준법자이자 횡단보도를 건너며 쓰레기를 버리는 무법자입니다. 행동과 맞지 않는 언어를 쓰며 언어와 맞지 않는 행동을 합니다.
오은 시인은 준법자의 행동을 봅니다. 행위에 대한 정의를 내립니다. 왜 밤에 잠들지 못하는 지, 아침에는 왜 일어나기가 싫은지. 정해진 규칙과 룰에 따라 우리는 준법적인 행동을 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준법적인 행동에 대한 정의를 내려보진 않습니다. 기존의 준법적인 행동을 하는 행위 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중요합니다.
오은 시인은 무법자의 말을 듣습니다. 언어에 대한 당위를 내립니다. 우리가 정해놓은 언어에는 뜻이 있고 불리는 명이 있습니다. 그러나 오은은 이 언어를 무법자라는 한 명의 객체로 바라보고 그 언어에 대한 당위성(정체성)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 같았습니다.
상반된 혹은 동의적인 단어들이 서로 대립하다 융화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4.한가지 요리 재료의 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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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은 계란으로만 요리를 합니다. 계란을 재료로 하는 모든 요리법을 연구합니다. 가장 먼저 날계란의 맛을 보고 날계란을 뜨겁게 데우면 어떨까 라며 계란후라이를 만들어 먹습니다. 계란후라이를 먹고는 정돈된 계란후라이를 뒤죽박죽 섞으면 어떨까 하며 에그 스크램블를 먹습니다. 재미있습니다. 이번엔 에그 스크램블을 계란후라이와 같이 잘 정돈하여 봅니다. 계란 지단이 됩니다. 불로는 다 놀아본 것 같아 이번엔 물로 놀아봅니다. 계란을 물에 담고 풀어 쪄봅니다. 계란 찜이 됩니다. 너무 덩어리가 큰 것 같아 그냥 물에 물고 먹습니다. 계란 국이 됩니다.
이처럼 오은은 계란을 이리저리 가지고 보며 다양한 맛과 요리법을 연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