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것은 실무에의 적용이다
독서를 해야한다는 생각은 항상 하지만 실천에 옮기지 못해 고민하던 차에 책을 선물 받았다. 평소 역사 관련 책은 읽지만 정작 직무인 마케팅 책은 매년 트렌드코리아 정도를 제외하곤 잘 읽지 않아 부끄럽다.
저자는 이미 어느정도 구매를 고려중인(시청중인) 타겟을 대상으로 홈쇼핑을 통한 세일즈 언어를 다루고 있고, 나는 온라인 환경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짧은 순간 시선을 잡아 끌어야 하는 광고를 담당하는 사람이다. 적용점이 약간 다를 수 있지만, 언어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은 같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마케팅 직무는 학문이 아닌 실무의 관점으로 접근하는게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살아있는 생물처럼 트렌드가 워낙 빠르게 변하는 직무이기 때문이다.
마케팅 직군에서 일하며 성과를 냈던 사례들 중 책에서 소개하는 전략과 부합하는 사례들을
나열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온전히 내것으로 만들어보고자 한다. 그리고 앞으로 진행할 두리몰 및 도가도의 마케팅/광고에도 적용하여 성공 사례를 만들고 온전히 나의 역량으로 만들어 가도록 하겠다.
1.고객의 입장이 되어보는 것(마케팅 미뢰)
50대 남성 타겟으로 청바지 카피를 써야하는 일이 있었다. 청바지의 신축성, 핏, 가격, 편안함 등을 지속적으로 어필해보았지만 반응이 없었다. 슬프지만 난 30대임에도 불구하고 하체가 굵어 청바지를 안입은지 제법 되었다. 제품을 입어봤는데 "아, 청바지를 입는게 이런 느낌이었구나. 오랫만이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을 카피로 사용해보았는데 반응률이 제일 높았다. 내가 퇴사한 지금도 청바지 제품군에선 이 카피를 계속 활용하고 있다.
청바지를 팔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신축성, 핏, 가격, 편안함등을 어떻게 직관적으로 어필할까"라는 생각만 계속 했었지만, 막상 입어보니 "배 나온 50대 아저씨들은 청바지에 관심도 없을텐데 신축성이나 가격을 어필하는게 무슨 소용일까" 하는 생각이 든 것이다.
2.시기 및 상황을 고려하여 구체적인 숫자로 표현(사계절 멘트/타이밍 법칙/통계 언어)
가을 시즌에 터틀넥 니트를 팔아야 했다. 시기는 아침 저녁으로 조금씩 쌀쌀해지는 추석 연휴 직전이었다. 통상적으로 연휴 기간에는 PC 트래픽이 감소하고 모바일 트래픽이 늘어난다.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여행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외부 활동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연휴 기간에 모바일 광고 비중을 늘렸다. 그리고 연휴 직후에 아침 최저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그대로 카피로 활용했다. "연휴 직후 수도권 최저기온 00도, 지금이 구매의 적기" 적절한 시기와 디바이스에 다가오는 겨울에 대한 막연한 느낌을 구체적인 숫자로 자극하여 우수한 성과를 냈다.
3.혼자 돋보이는 전략을 활용(모두까기)
닭가슴살 업체 광고를 맡아서 진행했던 적이 있다. 닭가슴살하면 체중조절/다이어트/헬스와 같은 이미지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실제로 경쟁업체들은 몸이 좋은 사람들을 섭외해서 헬스푸드 방향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헬스/체중조절 쪽은 시장이 좁고 경쟁도 너무 치열했다(보충제, 곤약젤리 등).
헬스의 개념이 아닌 직장인 식사, 영양 있는 간편한 한끼 식사 니즈를 닭가슴살로 돌릴 필요가 있었다.
그리하여 "집밥"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냈고, "집밥같은 닭가슴살"이라는 짧고 직관적인 카피를 제안했다. 경쟁업체들이 비슷비슷한 몸짱 이미지와 카피를 사용하고 단백질 함량 등의 이야기를 할 때 닭가슴살의 인식 자체를 바꾸는 카피였고, 이후 출시된 샐러드/고구마/곤약 도시락 등의 제품들과 큰 시너지를 내서 한동안 브랜딩 카피로 꾸준히 차용되었다.
서두에 말했듯이 나는 마케팅 직무 종사자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서적을 많이 읽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경험으로 쌓인 감에만 의지하는 것보단 시간을 투자해서 책을 읽고 성공사례들을 모니터링하고, 벤치마킹 할 부분은 과감히 벤치마킹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걸 깨달았다.
저자가 설명하는 전략도 좋았고 흥미진진했지만, 독서에 대한 생각을 다시 진지하게 하게 된 계기가 되어서 매우 좋았다. (어제 밀리의 서재 이용권 구매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고인물은 썩고 따뜻한 물에 안주하는 개구리는 익는다. 비장한 표현들이지만 그만큼 새로운 자극을 받고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업무의 범위이든 업무 외의 범위이든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고 학습하여 "항상 발전하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