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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거북 Sep 01. 2020

살아남으려면 살아남을 준비를 해라

생존, 그 잿빛 단어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생존이라는 단어는 글자 자체가 잿빛으로 보일 정도로 우울한 느낌이 드는 단어다. 각종 재난문자나 뉴스에서 자주 보이는 단어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극한의 상황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는것만이 생존일까?변화에 뒤쳐지지 않고 살아남는것도 생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우리 일상에서 살아남는 존재들은 무엇일까? 강한자가 살아남는다, 혹은 살아남는자가 강한것이다 뭐 이런말들을 하는데 나는 강함은 중요하지 않고 "적응"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 세상에선 오히려 강하거나 덩치가 클수록 둔하고 자만하며, 민첩한 행동이나 빠른 의사결정이 불가능해 오히려 불리할 뿐이다.


 공룡은 바퀴벌레나 설치류보다 훨씬 강했다. 하지만 그들은 소행성 충돌로 인한 기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멸종했다.


 노키아는 애플보다 훨씬 컸다. 하지만 스마트 디바이스로의 급격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


 12년전 전 세계 시가총액 TOP10의 기업들은 대부분 석유를 정제하여 가공하는 에너지 기업이었으나, 불과 12년만에 대부분이 스마트 디바이스를 공급하거나, 데이터를 정제하여 가공하는 기업으로 변하였다.


 모든것은 변화한다. 우리의 신체도 그렇고 사회 분위기, 기후환경, 산업환경 등등. 변화는 멀리있지않다. 여행사 광고주를 관리하던 2016년~2017년에는 사상최대 여행객 출국이라는 주제로 광고주와 즐겁게 웃으며 대화했는데, 불과 3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의 여행사가 줄폐업하거나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최정상에서 나락까지 떨어지는데 불과 3년이 걸렸다. 그들이 3년간 놀아서 망했을까? 변화는 점진적으로 준비할 시간을 충분히 주면서 오기도 하지만, 이런식으로 천재지변처럼 순식간에 모든것을 앗아가기도 한다. 평소에 항상 자신에게 주어진 리스크를 점검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나의 경우에는 천재지변과 같은 위험요소가 두가지가 있다. 첫째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부품이라는 점, 두번째는 조직문화에 어울리지 못하는 아웃사이더라는 점이다. 이 두가지의 시너지는 정말 환상적이다.


 일단 중소기업은 제대로 된 인사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직관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최고의사결정자의 눈에 들어야 하는데 난 그렇게 하질 못한다. 표정관리는 내가 제일 못하는 것 중 하나다. '짜를테면 짤라라'를 마음속에 항상 달고 산다.


 업무를 다 끝내도 예의상 대표, 부장이 퇴근하기 전엔 자리 지키고 있으라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납득이 안되서 난 그냥 집에 간다. '짜를테면 짤라라'를 속으로 외치며. 오죽하면 전 직장 상사께서 마지막 회식 때 거나하게 취해서 "넌 다 좋은데 좀 굽힐줄도 알았으면 좋겠다" 라는 말씀을 하셨을까.


 그리고 중소기업에서의 성장이란 곧 이직을 말한다. 중소기업의 사장들은 대부분 직원을 소모품으로 취급하지 성장의 동반자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한 회사에서 커리어를 만들어 다른 회사로부터 오퍼를 받아 둥지를 옮겨야 한다. 사람들과 친해지는게 매우 고역인 아웃사이더인 내가 앞으로 3~4년 주기로 지속적인 이직을 해야한다니. 정말 끔찍하다.


 이 천재지변과 같은 요소에서 생존하기 위한 대비는 무엇일까. 돈은 벌어야 하는데 조직생활은 나에게 고통을 준다. 그럼 회사 밖에서 돈을 버는 연습을 미리 해두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나의 성향과 맞지 않는 조직생활"이 내게 고통을 주는 리스크이기에, 조직생활, 즉 회사 없이도 살아갈 수 있는 "적응"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사람들마다 자신을 나락으로 몰고 갈 리스크는 다를것이다. 그건 몸담고 있는 업종의 전망이 될 수도 있고, 건강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좋지 않은 생활습관이 될 수도 있다. 위에서 말했듯이 천재지변과 같은 재난은 천천히 다가오는 경우도 있지만 순식간에 덮쳐와 모든것 앗아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변화의 바람에서 생존한 사람들이 어떻게 적응했고, 준비했는지 평소에 항상 생각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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