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해봤어? - 강렬한 실패는 무기가 된다

그냥 나가서 일단 뛰자. 도전하자.

by 글거북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말이며, 현대그룹을 통해 대한민국 경제를 일으켜세운 정주영 명예회장하면 떠오르는 말이다. 과감한 도전이라. 나는 추진력은 강하지만 지구력이 약하다고 스스로 평가하고 있다. 아직 젊은 나이지만 해보았던 도전 중 가장 강렬한 도전에 대해서 적어보고자 한다.


학생의 본분은 공부

나는 대학생 시절 3학년, 4학년 때 학생회 활동을 했다. 4학년 때 단과대학 선거에 출마했을 때였다. 다른 단과대학 후보자들의 공약을 보면 엘리베이터를 추가로 만들겠다. 풋살장을 만들겠다. 건물 사이를 잇는 무지개다리를 건설하겠다. 와 같은 이상한 공약밖에 없었다.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다. 단과대학 학생회장 출마자 정도라면 학업과 관련된 공약이 메인이어야 한다. 우리 학교에는 학술제가 매년 진행되고 있었지만 단과대학 단위로 진행되고 있었고, 대상도 학장상이었기 때문에 큰 영향력이 없었다. 물론 참가 팀도 적었다. 나는 이 학술제를 경쟁력있게 만들고 싶었다. 권위를 높여 다른 학교에서도 찾아오고, 고등학생들이 진학하고 싶은 학교를 만들고 싶었다.


공약으로 단과대학 단위의 학술제를 학교 전체 단위의 학술제로 격상시키고 대상도 학장상에서 총장상으로 격상시키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어찌보면 정말 무모한 도전이기는 했다.


이대로 당선되고 공약을 이행했다. 하고 끝난다면 정말 해피엔딩이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렇게 되지는 못했다. 학교 측과 협의를 끝없이 진행한 끝에 학교 전체 학술제로 변경하고, 대상도 총장상으로 격상시켰다. 하지만 심사위원 교수 섭외라는 생각도 하지 못한 변수가 있었다.


학술제를 얼마 앞두지 않은 상황에서 심사교수 섭외를 위해 모든 단과대학을 뛰어다니며 교수님들께 협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교수님들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다. 참 씁쓸한 대목이다. 공부하는 학교를 위해 학생이 발벗고 나서는데 교수가 감명받아서 도와주지는 못할 망정...


나의 도전은 실패했을까?

결국 나의 도전은 실패했다. 아니다, 그래도 공약에 적어뒀던 사항을 이행했으니 실패라고 하기는 애매하다. 하지만 심사위원 교수를 섭외하지 못해서 단과대학 학생회장들이 심사를 하는 기괴한 학술제가 되고 말았다. 밤을 세워가며 준비한 학생들의 클레임이 정말 엄청났다. 그들에게는 지금도 미안하다. 얼마나 화가 났을까. 학생이 학생을 심사하다니... 그것도 공부와는 거리가 먼 이미지인 단과대학 학생회장들이 말이다. 절반의 성공 정도로 적어두자.


졸업을 하고 다양한 회사의 영업 직군에 면접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 경험은 도전 정신이 중요한 영업 직군에서 정말 뛰어난 무기가 되었다. 토익이나 자격증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나는 학생회장을 2년 하며 단련된 스피치와 과감히 도전하고 실패했던 경험을 어필함으로서 면접 시험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그 당시에는 정말 좌절했다. 괴로웠다. 욕도 많이 먹었다. 왜 이렇게 섣불리 덤벼들었을까? 왜 모든 변수를 체크해서 진행하지 못했을까? 왜 더욱 신중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에 잠도 못잤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 경험은 오히려 강력한 무기가 되었다. 비록 실패했지만, 취업준비생들과 대학생중에 전체 학교 사이즈에서 노는 행사를 기획하고 추진하고 진행해본 사람이 얼마나있을까?


너무 뻔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단련시킨다. 과감하게 도전하자. 몸을 만들고 싶다고? 하루 세끼 무슨 음식을 몇 그램 먹고 월수금 무슨 운동을 몇kg으로 몇세트 하느냐를 생각하지말자. 그냥 나가서 일단 뛰자. 나는 그렇게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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