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너무 불안해하지 말자
나는 온라인 광고 일을 하고 있다. 2015년 부터 시작했으니 햇수로 8년이 되었다. 시작하기 3개월 전만해도 광고 쪽 일을 하게 될 것이라고는 단 한순간도 생각하지 못했다. 문제다. 무슨 일을 해서 먹고 살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었다는 것이니까. 막연하게 학생회 선배들이 영업 쪽으로 많이 진출하길래, 다양한 회사의 영업 직군에 면접을 보곤 했다.
나는 무슨 일이든 일단 부딪혀봐야 안다는 신념이 있다. 시작 하기 전에 진지한 고민을 하지는 않았다. 제약회사 영업으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3개월만에 그만두고, 밀가루 공장에 생산직으로 들어갔다가 또 3개월만에 그만두었다. 방황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뜬금없게도 광고회사의 일상을 그려낸 웹툰을 보고 광고를 해보고싶다고 생각 했다. 때 마침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 온라인 광고 대행사 중 탑클래스 회사의 부산지사에 AE를 모집하고 있었다.
난 거기에 지원을 했고, 합격을 해서 광고 일을 할 수 있었다. 솔직히 얘기하건데, 광고 일을 시작한 2015년, AE에서 인하우스 마케터로 전직한 2018년, 그리고 지금까지 단 한순간도 광고일이 재밌지는 않다.
특출나지도 않다. 그저 0.5인분에서 1.5인분 사이를 해내는 회사에 널린 직원 중 한명이다. 그냥 한다. 가끔은 미래가 두렵다. 다른 마케터들 보면 스터디도 엄청 열심히 하고, 블로그나 유튜브 등을 통해 퍼스널 브랜딩도 엄청 열심히 하던데. 이렇게 이냥저냥 살아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그 이냥저냥 살아온 세월을 통해 나는 독립을 했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여 가정을 꾸렸다. 이냥저냥의 힘은 위대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 흐르듯 어떤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일에 특별히 의미부여를 하지 않고 묵묵히 하루하루 버텨낸다. 가정을 부양한다. 적당한 고민은 자기개발에 도움이 되지만 지나친 고민은 독이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본인의 업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은 필요하고, 아무 생각없이 그냥 하루하루 일하다보면 현타가 오는 경우도 많다. 잔인할 정도로 무심하게 흘러가는 하루하루 속에서 독이 되지 않을 정도의 적당한 고민과 동기부여는 오롯이 "일하는 사람"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