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역만리 방콕에서 스윙을 즐기다
스윙댄스의 장점은 정말 많지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 있다. 스윙댄스는 일종의 비언어적 교감이다. 기본적인 기술만 익혀 두면, 말이 통하지 않아도 음악과 몸짓으로 즐겁게 소통할 수 있다. 이 말인즉슨, 본인이 활동하는 빠가 아닌 다른 곳에 가더라도 언제든지 그곳의 사람들과 즐길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도시에는 웬만하면 스윙 빠가 다 있다. 특히 서울에는 2호선 라인을 따라서 많은 빠들이 운영되고 있고, 요일마다 정모를 열고 있다. 부산의 경우에도 서면과 부산대에 스윙 빠가 각각 운영되고 있다. 국내 여행이든, 결혼식으로 타 도시에 가게 되든 그 곳에서 출빠하여 즐겁게 춤을 출 수 있다는 것이다.
장소를 가리지 않는 이런 큰 강점은 바로 해외여행을 갈 때 가장 두드러진다. 해외여행을 가면 모든것이 새롭다. 한순간 한순간이 체험이다. 다른 소리지만 나는 배달 음식을 먹는 것을 싫어한다. 왜냐하면 외식을 하는데 있어서 가게의 출입구, 식탁, 의자, 식기, 종업원의 서비스, 가게의 분위기 등등 모든 것이 경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배달 음식은 외식이라는 경험 과정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느낌이다.
아무튼, 해외여행을 가서 그곳에서 출빠를 하는 것은 특별한 경험이다. 글의 초입부에 스윙댄스는 "비언어적 교감이다"라는 말을 적었는데, 그 강점이 가장 극대화 된다. 대화가 통화지 않는 그 곳의 현지인과 음악이라는 언어에 맞춰 즐길수 있는 것이다.
나는 일전에 태국 방콕으로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방콕에도 물론 활성화 된 스윙빠가 있었다. 그 빠는 부산 출신의 팔뤄 분께서 운영하시는 빠였다. 한창 스윙에 푹 빠져 있을 때라서 택시를 타고 출빠하러 갔다.
스윙 빠라고 다 똑같지는 않다. 그 지역의 특색과 문화, 분위기가 녹아있다. 한국의 스윙씬은 유독 교육적(?)이라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해외 댄서들은 실력이나 기술에는 크게 관심이 없고, 그저 음악과 술, 교류를 즐기는 것에 비중을 두지만 한국 댄서들은 춤을 잘추기 위해 몸을 만들고, 기술을 갈고 닦는 등의 노력파라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방콕의 스윙 빠에서 느꼈다. 기본 음료도 일단 알콜이 포함되어 있었고, 분위기부터가 일단 달랐다. 아무래도 방콕은 전 세계의 수 많은 여행자들이 모이는 곳이라서 분위기가 그렇게 형성되었을 수도 있겠다.
그 곳은 여행자들만을 위한 잼서클 시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었다. 보통 스윙 빠에는 꾸준히 오는 사람들이 정해져있고 춤을 자주 추는 상대들도 어느 정도는 정해져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역만리에 가서 정말 처음보는 사람들, 그리고 앞으로 볼 일이 없을 확률이 더 많은 사람들과 춤을 추니 훨씬 더 즐거웠다.
뒤가 없다고 해야 할까? 부산에서 춤을 출 때는 이 사람과 다음주, 그 다음주에도 봐야 하기 때문에 매너, 표정, 실수하지는 않을까, 냄새가 나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 등이 조금 있었다면 그 곳에서는 정말 나를 내려놓고 온전히 즐겼던 것 같다. 물론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이라고 매너 없게 굴었다는 말은 아니다.
꼭 타지의 스윙 빠가 아니라도, 스윙 댄스를 통해 맺어진 커플과 부부들은 분위기 좋은 해변이나 뷰가 좋은 테라스를 보면 카메라를 설치하고 음악을 틀고 간단하게 춤을 춘다. 취미로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가면 달리기 어플에 해당 여행지에서 달리기를 한 기록을 꼭 남긴다고 들었다.
어찌보면 스윙댄스도 비슷한 맥락이 아닐까 싶다.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의 즐거운 교감, 혹은 익숙한 사람일지라도 낯선 곳에서의 교감이 해외 여행의 즐거움을 더욱 극대화 시켜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