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 부부와 스윙 베이비의 탄생

by 글거북

처음에 지터벅을 시작했을 때, 스윙 부부가 제법...은 아니지만 그래도 몇몇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 춤을 엄청 잘 추는 고수였고, 항상 함께 출빠하고 같이 퇴빠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당연히 보기 좋을 수 밖에, 부부가 같은 취미를 즐기는데. 그들은 부부끼리 강습을 하기도 했다. 부부가 주말에 취미를 하며 부업까지 겸하는 셈이다.


부부가 같이 스윙댄스를 춘다고 하면 또 토끼눈을 뜨고 기겁하는 사람들이 있다. "아니, 파트너 댄스라면서, 와이프가 다른 남자 품에 안겨서 춤추는걸 보는것이 괜찮니?"


괜찮다. 부부는 가족 중 유일하게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가족이다. 스윙판에서 만나 결혼까지 했을 정도면 상대방에 대해서 진심이라는 것도 있지만, 춤에 대해서 정말 진심이라는 것이다. 그렇기에 흔히 생각하는 춤 때문에 바람이 나거나 하는 일은 스윙 부부들에겐 일어나지 않는다. 그들에게 춤으로 발생하는 스킨십은 그냥 춤을 위해서 하는 것 뿐이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처음에는 이런 질문이 불쾌했는데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한다. 모르는 사람 입장에서는 저렇게 생각할 수 있으니까. 특히 우리나라는 남녀간의 스킨십과 성에 매우 폐쇄적인 사회가 아니던가.


오히려 부부끼리 배우러 오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내가 활동하는 지역은 코로나 시국에 빠 사장님이 바뀌었는데, 공동 사장 중 1명은 부부가 같이 댄스를 배우러 와서 완전히 푹 빠져버린 케이스다. 빠를 인수할 정도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올것이다. 예전에는 부부들이 알음알음 소문으로 빠에 찾아왔지만, 최근에는 부부들을 위한 원데이 클래스 등이 제법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많이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6~7년이 지났다. 기존의 스윙부부들도 있었지만, 그 기간에 새로운 커플들이 생겨나고, 헤어지고, 또결혼에 골인했다. 그들 사이에서 스윙 베이비들이 태어났다. 춤을 28살에 시작한 나는 지금 35세이고, 나 또한 스윙씬에서 만난 아내와 스윙 베이비를 낳을 준비를 하고 있다.


새로 부임한 빠 사장님은 스윙 베이비들이 많으니, 여력만 되면 빠 구석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포부를 내비치기도 했다. 너무 예쁜 마음이지만 공간이나 위생, 안전 등의 문제로 현실성이 있어 보이진 않는다.


보통 아이를 낳은 스윙 부부들은 아이를 할머니 할아버지께 맡기고 출빠하곤 하는데, 그런 번거로움 없이 편하게 출빠할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 그리고 음악과 엄마 아빠가 수 많은 사람들과 함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게 아이 정서에도 좋지 않을까? 수많은 삼촌 이모들이 생겨나는 것은 덤이고.


스윙댄스를 흔히 지인들에게 소개할 때 실버 스윙이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음악에 따라 다르지만 일단 몸에 무리가 많이 가는 댄스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나이 지긋하신 노부부들이 춤을 많이 즐기곤 한다.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최근에 도입되어 노부부들이 춤을 추는 경우는 거의 없긴 하다.


우리가 늙어서 노인이 되고, 지금 우르르 태어나는 스윙 베이비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2대가 같이 빠에 모여서 스윙할 수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하는 망상을 해본다.

keyword
이전 10화스윙빠에서 연애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