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으로 친구를 사귄다는 것

스윙댄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

by 글거북

모든 동호회에는 으레 뒷풀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정기 모임을 갖게 되면 필연적으로 뒷풀이를 갖는 경우가 많다. 그 밖에도 틈만나면 벙개를 소집한다. 스윙댄스 동호회도 마찬가지이다. 그 당시 지터벅 6주 강습 비용이 4만원이었는데, 매주 술값으로만 기본 3만원씩은 지출했던 것 같다.


1주차 강습과 소셜이 모두 끝나고 10시 쯤 빠 맞은편 족발집에 모였다. 늘 그랬듯이 처음에는 정말 어색하고 쭈뼛했다. 이때의 느낌을 가장 정확히 표현하자면 대학교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의 느낌과 같다. 동기들과 처음 만나고, 어색한 하루를 보낸 뒤에 술자리에서 경계를 풀고 와르르 친해지는 느낌 기억할 것이다. 그 느낌과 완전히 똑같다.


어색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한잔, 두잔 주고받다가 흥이 오르고, 대학교 졸업 이후로 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술자리 게임이 시작되었다. 신기하게도 대부분이 30대인데도 20대처럼 놀아지더라. 사회 생활에 찌든 20~30이 모였고, 춤이 기반이 되는 동호회다 보니 매주매주 정말 재미있었다.


한주 한주가 지나갈수록 우리는 00기 동기에서 친구, 형, 동생, 누나, 언니가 되어갔다. 정기 뒷풀이 벙개도 자주 가졌고 졸업공연을 하고 나서는 엠티도 갔다. 우리 기수의 첫 강습은 1월 3일이었는데, 시간이 조금 흘러 꽃이 피었을 때는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꽃 구경도 갔다.


7년이 지나는 동안, 우리들은 남남으로 시작해서 동기, 친구가 되었고 다시 남남이 되었다. 스윙댄스는 우르르 들어왔다가 우르르 이탈하는 취미이다. 특히 6개월 정도 지나고 본격적으로 어렵게 느껴지는 구간이 있는데 그 구간에서 많이 이탈하곤 한다. 그리고 연애를 목적으로 들어온 뜨내기들이 우르르 나가기도 하기 때문에 보통 1년이 지난 시점까지 살아남는 사람은 찐 댄서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보통 한 기수가 1주년을 맞으면 남은 사람들끼리 공연도 하는데, 지금도 그 문화가 살아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1년, 2년이 지나가며 대부분이 남남처럼 되었지만, 이탈하지 않고 오래오래 빠에 나오는 사람들끼리는 찐 친구가 되었다. 60명으로 시작한 우리 기수는 7년이 지난 시점에서 4명 정도가 남았다.


이 사람들끼리는 지금도 경조사 자리에서 만나고 서로 안부를 묻곤 한다. 나보다 한살 어렸던 여자 동기는 3주 전쯤 우리집에 남편과 함께 놀러와서 맥주를 마시고 돌아갔다. 20대 중반에 동호회에서 만난 친구가 각자 가정을 꾸려서 부부동반 모임을 가진 것이다. 지금 2월 말인데, 3월 초에 같이 날을 잡고 출빠후 뒷풀이도 하기로 했다. 나는 머글이라서 춤이 옳게 춰질지는 잘 모르겠다만.


흔히 이런 이야기들을 한다. 학교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1년 2년, 시간이 지나갈 수록 연애할 건덕지가 점점 없어진다고. 이는 연애 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전반에 적용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연애할 건덕지가 없으면 소개팅이라도 하면 되지만, 친구를 사귈 건덕지는 진짜 아예 없다고 보면 된다. 사회에 찌들어 인간 관계의 공허함을 느끼고 있다면 스윙댄스를 통해 친구를 만나고 활력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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