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을 시작하고 1년 남짓, 1년간 단 한주도 빠지지 않고 최소 주 3회(금, 토, 일)는 춤을 추러 갔다. 강습이 있거나 유난히 삘이 충만한 주는 수요일까지 총 일주일에 4번을 춤을 추러 가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실력이 어느 정도 늘어났다. 빠에서 실수를 하거나 리딩이 어긋나서 난감한 경우는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단기간에 몰입해서 그런가, 실력이 늘어나는 속도가 점차 줄어드는게 느껴졌다.
그래서 강습을 듣는 것을 벗어나 팀에 들어가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윙씬에서는 많은 팀들이 운영되고 있다. 팀은 강습과 다르게 긴 텀을 두고 같이 활동하며, 대회를 나가거나 행사를 주최하고, 공연을 하는 등의 다양한 활동을 한다. 부산에는 당시 플라잉몬스터와 린디헌터라는 팀이 있었다. 아마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 타격을 받고 팀명이 바뀌었거나 했을지도 모르겠다.
처음에 플라잉몬스터를 들어갔다가, 이런저런 고민 끝에 린디 헌터로 팀을 옮겼다. 그 당시 플라잉몬스터는 상대적으로 팀 보단 강습의 고급 버전에 가까운 느낌이었고, 린디 헌터에 리더/팔러 각각 강사님들이 계신게 더 끌렸다.
팀을 운영하는 리더 입장에서는 춤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많이 유치하면 할수록 이득이지만, 린디헌터의 강사께서는 직접 귀한 시간을 내서 면접을 보고 들어가야 하는 것도 좋았다. 뭐 면접이라고 표현하긴 했으나 그냥 카페에서 차 한잔 마시면서 춤에 대한 생각이나 이루고 싶은 목표, 방향성 등등을 논의하는 시간이었다. 아무튼 사람 한명 한명을 허투루 생각하지 않는 듯 해서 좋았다.
그렇게 나는 린디헌터에 들어갔다. 그 당시 린디헌터는 철저하게 스킬이 아닌 "기본기"와 "피지컬"을 강조하는 팀이었다. 주말 아침 4시간 강의를 했는데, 운동이 두 시간, 기본 베이직(바운스/스텝 등)이 한 시간, 춤 스킬이 한 시간 정도였다. 춤에 필요한 유연성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현대무용도 배웠다. 덩치 큰 20대 성인 남성인 내가 발레와 언뜻 비슷한 동작들을 하며 신기해했던 기억이 난다.
현대 무용을 하고 나면 그 뒤는 빠른 음악을 틀어놓고 끝도 없이 바운스와 트리플 스텝, 찰스턴을 했다. 그 당시 나는 지속적인 야근과 규칙적이지 못한 생활로 인해 몸 상태가 그야말로 최악이었고, 이 단계에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다. 다음 글에서 이야기 하겠지만 심지어 발바닥이 터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에는 CSI라는 전국구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전 팀원이 특급 체력 훈련에 들어갔고, 약 12분간 쉬지 않고 각 종류별 스쿼트를 조져버리는 루틴과 버피테스트 등이 포함 된 맨몸 트레이닝 훈련을 시작했다. 연습실의 분위기는 흡사 태릉 선수촌과 같았다. 스쿼트 루틴을 처음 했을 때는 한 일주일 정도 제대로 걷지 못했다.
팀 활동을 하면서 솔직히 실력이 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서 그 당시 팀 이름이 적힌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은 다들 춤을 잘 추길래 멋있어서 들어간 것도 있었다. 따지고보면 팀 활동 이후에 내가 굵직하게 수상을 하거나 단체로 어디 나가서 대회에 참여하거나 했던 기억은 없다.
나는 그때만해도 춤이라는 취미의 끝을 보고 싶었다. 결국 끝은 보지 못하고 코로나로 인해 4년차 정도에 나오긴 했지만 말이다. 그래도 팀으로 활동하면서 같이 땀흘리고 웃고, 때로는 얼굴도 붉히고 연습실에서 밤새도록 술도 마시고 했던 기억들이 소중하게 남아있다.
스윙댄스 관련된 글을 하나하나 쓸때마다 그때 생각이 참 많이 난다. 몸에 에너지가 넘치는 20대였고, 회사에서나 사회에서나 성장기였기 때문에 쑥쑥 성장하고 있었으며, 평일에는 일에 미친듯이 몰두하고 주말에는 춤에 미친듯이 몰두하던 그 시절. 생각해보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던 시기가 아닐까 싶다. 지금은 갓난쟁이 육아로 인해 어렵지만, 기회가 되면 반드시 출빠를 다시 해야겠다. 다짜고짜 강습이라도 한번 신청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