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굴전 먹으려면 사투리를 알아야 한다?!

커짜이젠 아니고 으아젠

by 조혜미

2007년에 방영됐던 대만 드라마 전각우도애(轉角遇到愛)를 보면 굴전을 먹어 보고 싶어진다. 나지상이 연기했던 극 중 남자 주인공 친랑이 야시장에서 할머니와 굴전 장사를 해서 보다 보면 맛이 궁금해진다. 결국 예전에 대만에 처음 갔을 때 야시장에서 굴전부터 먹었다. 실제로 나처럼 이 드라마를 보고 대만 야시장에서 굴전을 먹었다는 후기가 꽤 있다.


녹말과 계란으로 만든 반죽에 야채와 굴을 얹어서 부친 전인데 굴소스까지 쫙 뿌려져 별미 그 자체다. 평소 굴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시도해 볼 만큼 맛있는 전이다. 굴을 못 먹는 사람은 새우전을 대신 먹어 봐도 좋다.


북쪽 지역에서는 굴전에 주로 청경채나 쑥갓을 넣고, 남쪽 지역에서는 숙주나물을 넣는다고 한다. 전 자체는 보기보다 쫄깃하며 말랑한 굴과 아삭한 채소를 함께 씹는 맛이 일품이다. 굴전을 전문으로 파는 곳에 가면 회전율도 빨라 주문한 지 얼마 안 돼서 바로 굴전을 먹을 수도 있다. 공장식 같아서 당황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맛이 없지는 않으니 안심하고 즐기면 된다.


굴은 지역마다 부르는 명칭이 다르다. 민난어로는 蚵仔(으아 혹은 어아), 광둥어로는 蠔(허우) 보통화로는 牡蛎(무리), 海蛎(하이리) 등 다양하다. 대만에서 굴전은 보통화 발음대로 읽지 않는다. 쓰는 용어마저 다른 데다 원래 같으면 커짜이젠(蚵仔煎)이라고 읽어야 할 것을 으아젠 혹은 어아젠이라고 한다.


대만 굴전의 유래는 다양하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설은 명나라 장수 정성공(鄭成功)과 관련이 있다. 17세기에 명나라에서 청나라로 정권이 바뀌었다. 정성공은 이에 대항하여 수차례 전쟁을 치렀다. 하지만 상황은 그에게 유리하지 않았다. 물자도 줄어들어만 갔다. 결국 병력을 유지하기 위해 당시 네덜란드 동인도 회사가 지배하고 있던 대만으로 이동했다. 1661년, 네덜란드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정성공 군대의 식량을 고의로 숨겼다. 먹을 것이 없어진 정성공 군대는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굴과 고구마로 요리해 먹었다. 팬에 굴을 익힌 뒤 고구마 가루를 뿌려 먹었는데 이것이 오늘날 굴전의 원형이라는 것이다.


타이난의 안핑(安平)의 옛 주전부리 젠데(煎嗲)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다. 고구마 가루로 만든 반죽에 굴, 돼지고기, 표고버섯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 싸서 구운 것에서 시작됐다는 설이다. 루강(鹿港) 톈허우궁(天后宮)의 실외 노점에서 궈(郭) 씨 성의 남자가 발명했다는 설도 있다. 굴을 계란, 야채와 함께 익힌 음식이 큰 인기를 얻어 절의 입구는 거의 굴전 천하가 되다시피 했다. 오죽하면 이곳에서 굴전을 먹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굴과 전의 조합은 생각하기 어렵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설이 있는 듯하다. 전이라는 음식 자체도 넣는 재료에 따라 다양하게 변모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대만이 섬나라인 것 치고는 해산물 요리가 유명하지 않은 편인데 굴만큼은 믿고 먹어도 될 정도로 훌륭한 맛을 자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