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 물면 큰일 나요
대만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참 많다. 그중에서도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는 바로 샤오룽바오(小籠包)일 것이다. 먹어보지 않았더라도, ‘샤오룽바오’ 혹은 '샤오롱바오'라는 말을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나 역시 예전부터 익히 들어왔고, 대만에서도 맛본 적이 있다.
정말 감사하게도, 대만 친구의 부모님께서 가오슝에 있는 딘타이펑(鼎泰豐)에서 식사를 대접해 주셨다. 정작 친구는 해외에 있어, 식당에는 친구 부모님과 나, 이렇게 셋이서 방문했는데, 남들이 보면 내가 두 분의 딸인 줄 알았을지도 모르겠다. 그날은 샤오룽바오는 물론 다양한 메뉴를 주문해 맛보았고, 유명한 만큼 샤오룽바오는 정말 맛있었다. 식당 밖에서는 요리사들이 만두를 비롯한 다양한 음식을 직접 빚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속에 뜨거운 육즙이 들어 있어 ‘샤오룽탕바오(小籠湯包)’라고도 불리는 이 음식은 사실 대만 고유의 음식은 아니다. 그 기원은 북송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황실에서 먹던 ‘관탕포(灌湯包)’가 원조다. 관탕포는 돼지 뒷다리살을 소로 넣어 만든 찐만두 형태의 음식이다. 1127년 4월, 금나라 군이 북송의 황제와 황족, 관리 수천 명을 포로로 잡아간 ‘정강의 변’ 이후, 송나라 왕실이 남쪽으로 강을 건너며 황실의 면 요리와 식습관도 강남(江南) 지역으로 퍼졌다.
이후 청나라 시기에는 양저우(扬州) 지역의 관탕포가 유명해졌고, 각 지역마다 고유한 방식으로 발전했다. 그중 상하이의 샤오룽바오 역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오늘날에는 이 음식이 딘타이펑의 창업자인 양빙이(楊秉彝)의 손을 거쳐 연구·개발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이처럼 샤오룽바오는 대만 음식으로 오해받을 만큼 유명해졌지만, 그 뿌리는 중국에 있다.
대만을 방문하면 ‘샤오룽바오는 꼭 먹어야지’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나 역시 한동안 샤오룽바오가 대만에서 유래한 음식인 줄 착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원조는 중국이며, 딘타이펑을 통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덕에 대만 음식으로 잘못 알려진 것이다. 그래도 그 인기를 만든 데에 대만 식당이 큰 역할을 했으니, 대만의 지분도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대만 딘타이펑에 가면 직원 명찰 밑에 작은 국기 배지가 달려 있는 경우가 있다. 만약 태극기가 보인다면, 해당 직원은 한국어가 가능한 경우이니 도움이 필요할 때 말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딘타이펑 외에도 대만 곳곳에는 맛있는 샤오룽바오를 파는 식당이 많으니, 잊지 말고 꼭 한 번쯤은 맛보길 바란다. 만두 안에 뜨거운 육즙이 들어 있으니 숟가락 위에 샤오룽바오를 얹고 젓가락으로 톡 터뜨려서 먹는 것도 잊지 않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