쫀득 그 자체
개인적으로 처음 이름을 들었을 때 비싼 만두인가 하고 오해한 만두가 있다. 바로 대만의 수이징자오(水晶餃)다. 한자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수이징은 수정, 크리스털을 뜻한다. 하지만 수이징자오는 값과 상관없이 생김새에 의해 붙은 이름이다. 그리고 흔한 군만두나 찐만두가 아닌 물만두이며, 밀가루가 아닌 고구마 가루로 만든 특징적인 만두이다.
대만의 수이징자오는 원래 청나라 시대에 북방의 밀가루 물만두를 대만 현지 재료로 변형하면서 탄생했다. 당시 대만은 밀가루보다 고구마 혹은 감자 전분이 풍부했기 때문에, 만두피를 밀가루 대신 고구마 가루로 만들었다. 그 때문에 더욱 쫄깃하고 탱탱한 식감을 갖게 되었다.
초기에는 이 만두를 물만두라는 뜻의 수이자오(水餃) 혹은 흙처럼 누런 만두라는 뜻의 투취에자오(土角餃)라 불렀다. 속 재료는 주로 돼지고기, 죽순, 새우젓, 홍파(붉은 마늘기름) 등으로 구성되었다. 예전에는 고기만두인 러우바오(肉包)와 함께 팔렸으며, 간식이나 도시락 반찬으로도 흔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북방식 밀가루 물만두와 구별하기 위해 상인들은 이 만두를 수이징자오(水晶餃)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명칭이 광동식 투명한 새우만두인 청펀피 수이징자오(澄粉皮 水晶餃)와 헷갈리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일부 미식가와 원로들은 '이는 대만 고유의 물만두로, 본래 명칭은 수이자오(水餃)'라며 '대만 수교'로의 정명 운동(正名運動)을 주장했다.
1886년(청 광서 12년)에 문을 연 대만 타이난의 '루지(祿記)'는 이 전통 수교를 팔아온 100년 넘은 노포다. 4대에 걸쳐 전승되었으며, 초기에는 '수이자오'라는 이름으로 판매됐으나 외피 색이 회갈색에 가까워 '투취에자오(土埆餃)'라고도 불렸다. 조리법 또한 물에 삶지 않고 찜 방식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수이자오(水餃)'라는 이름이 실제와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생겨났다.
20년 전쯤부터 '회색 만두가 왜 물만두인가?'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이징자오'라는 이름이 보편화됐다. 그러나 음식 전문가 황완링(黃婉玲) 씨는 이에 대해, "이름이 바뀌자 사람들은 '대만에도 원래 물만두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잊기 시작했다"라고 지적하며, 명칭 변화로 인한 문화적 단절을 우려했다. 그녀는 "음식의 이름은 조상의 언어와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며, "이름이 사라지면 그 뿌리도 함께 사라진다"라고 말하며 '대만 수이자오' 복원 운동을 호소했다. 이를 통해 음식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름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