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셋 – 나는 그대가 좋아요, 생각만 해도 좋아요!
▶그대가 보내주신 케이크 ⓒ 조호진
그대에게
나는 그대가 좋습니다.
생각만 해도 좋습니다.
가도 가도 힘겨운 이 세상이지만
꽃은 지고 별도 저문 세상이지만
따뜻한 그대가 있어서 참 좋습니다.
그대가
보내주신 케이크
미혼모에게 1년 동안
기저귀를 후원해주신
그대, 한동안 잠잠했습니다.
바쁜 세상에 쫓겨 살다 보면
짠한 아이들과 어린 미혼모뿐 아니라
소중한 누구든 잊고 살기 마련이지요.
그러다가 바쁜 삶을 멈추고
미혼모의 눈물 편지를 읽은 그대
가슴 치면서 무엇을 할까요? 물어서
짠한 아이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했죠.
가슴을 치며 올리는 눈물의 기도
그대 기도가 하늘에 닿았을 겁니다.
코로나 사태에 지치지 말고 힘내라며
보내주신 케이크가 잘 도착한 것처럼.
우리의 꿈은
함께 잘 사는 것!
감정평가사인 그대는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뿐 아니라
이웃들과 함께 잘 사는 게 꿈이죠.
그건 그대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꿈
가난 때문에 눈물을 흘렸던 우리들은
허기진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온몸이 부서져라 일하지만
각자도생 무한경쟁 삶의 전쟁에서
싸우다가 부서지고 망가지고 말지요.
왜 이렇게 살아야 하나요, 왜 그럴까요?
그건, 이웃을 버린 채 욕망에 쫓기며 살기 때문
잘 사는 건 부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감싸는 것
그러므로 이웃의 눈물 닦아주며 살아가는 그대
그대가 후원금으로 보내준 주식 배당금은
부서진 아이들과 미혼모의 상처 싸매 주는
치유와 은혜의 붕대, 감싸주어서 고마워요.
▶미혼모를 안아준 도담이 엄마의 따뜻한 포옹. ⓒ 민경택
우린 서로를
안아줘야 합니다!
충남에서 교편생활 중인 도담이 엄마! 코로나 사태로 닫힌 교문과 텅 빈 교실을 보노라면 저도 이렇게 가슴이 아픈데 도담이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까요. 코로나 바이러스가 쉬이 물러가지 않는다고 하니 걱정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이 어려운 시절에 샘에게 편지를 쓰는 것은 연대의 힘 때문입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물러간다고 해도 우리 서로를 지켜주지 않으면 우리 삶은 불안할 수밖에 없으므로 우린 서로를 안아줘야 합니다!
샘은 지난해 2월, 미혼모 미숙(가명 24세)이 아기의 돌잔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까지 달려오셨습니다. 그냥 온 게 아니라 소중한 선물을 가지고 오셨습니다. 친정엄마가 손녀 돌잔치를 위해 1년간 모은 돼지저금통 32만 4420원을 생면부지인 미숙이에게 전하면서 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난산 끝에 도담이를 낳은 샘은 혼자 아기를 키우는 미숙이에게 격려와 존경을 담은 손편지를 건넸습니다. 그 편지를 다시 읽습니다.
충남 교사인
엄마의 손편지
"저는 모두의 도움과 기다림 속에서 (아기를) 맞이했음에도 엄청 힘들고 두려웠는데 저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힘든 상황 속에서도 강한 의지로 아이를 지켜주시고 사랑을 주고 계시다는 게 정말 존경스러워요. 아직 누군가로부터 존경스럽다는 말을 들어본 적 없다면 스스로 존경하고 대견하게 여겨주세요. 엄청난 일을 하고 계신 거예요. 제가 (아기를) 낳아서 키워보니 그 힘듦을 알겠어요. 저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요. 첫 제자는 미숙 씨보다 나이가 많을 겁니다.
오랫동안 아이들을 지켜보면서 느낀 것은 가정 형태가 아이들 성장에 제일 중요한 요소가 아니라는 사실이었어요. 부모가 있어도 엇나가는 아이가 있는 반면 소년소녀가장, 한 부모 가정, 조손 가정 아이들 중에 자기답게 살아가는 학생들을 보면서 행복의 의미를 배웠어요. 미숙 씨가 세상을 주도하며 행복하게 살면 다솔이가 행복을 배울 것 같아요. 다솔이 엄마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그대가 내민 손,
고맙고 미안해요!
"약소하지만 마음으로 함께한다는 응원 차 송금드렸어요. 저도 일당벌이가 끊겨 넉넉지 못하네요. 후원 중에 제일 정성 없는 게 송금 후원이에요. (미혼모) 은주 가족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저 가정에 곧 봄볕이 스며들길."
혼자 아들을 키우는 그대
심신의 통증 때문에 힘든 그대
그대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요.
자기도 아프면서 아픈 이웃을 챙기는 그대
자기도 살기 힘들면서 더 힘든 미혼모에게
손 내미는 그대여,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대의 사랑으로 아이가 자랍니다.
그대가
보내주신 감사헌금
"힘든 시절에 후원금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후원금은 코로나 사태로
더 어려워진 미혼모와 밥을 챙겨줄
엄마가 없는 아이들에게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엄마이자 크리스천인 한 후원자가
전화해서 후원금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문의하셨기에 위와 같이 답변드리면서
'정직'하고 '진실'하게 사용했다고 했더니
아래와 같은 감사의 글을 보내주셨습니다.
"생각지 못한 격려금을 받아 감사헌금을 드려야 하는데 (하고) 기도하고 이곳(어게인)으로 보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인사받을 일이 아닌데 부끄럽게도 인사를 받고 있네요. 메일(소년희망편지) 읽으면서 생각날 때마다 기도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또 마음의 짐을 덜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마음 따뜻한 그대는
경기도청 과장!
미혼모 돌잔치 초대를 기뻐한 그대
이웃의 슬픔에 가슴 아파하던 그대
애환의 바다에서 아픔의 노를 젓던
오랜 벗인 그대는 경기도 도청 과장
불의한 권력에 맞서다 곤경에 처했던
정의로운 그댄 우리의 좋은 공복(公僕)
코로나 사태로 위기에 처한 미혼모에게
사용해달라며 기부금을 보내주신 그대는
코로나 사태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 같다며
후원금 증액으로 용기 북돋워 주시니 고마워요.
국가와 지자체가 최선을 다해 불우이웃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각지대는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사랑의 손길이 필요한 것입니다. 정부 당국은 세금으로 불우이웃을 보살피고 우리 시민들은 나눔으로 소외된 이웃을 보살펴야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더 어려워진 미혼모와 위기 청소년들이 마음에 걸린다며 후원금을 증액해주신 황 과장님 감사합니다. 사랑과 나눔으로 힘든 시절을 극복하겠습니다.
▶그대에게 부치는 시 ⓒ 조호진
눈물 닦아주는
그대로 인해
코로나 사태를
어떻게 극복할까?
두려움이 없진 않지만
국난 극복이 주특기인
한민족의 저력을 믿습니다.
가난한 이웃집 굴뚝에서 밥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지 않던 그 시절
넉넉지 않은 이웃들이 그 집에다
됫박 쌀을 슬그머니 놓곤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춘궁기를 넘겼고
그렇게 하며 공동체를 다졌듯
코로나 사태로 힘겨운 시절 또한
서로 힘을 북돋우며 이겨낼 것입니다.
서로 기대어 사는 게 사람이라고
함께 살아야 사람답게 사는 거라고
5천 년 동안 위기 아닌 적 없는 한반도
코로나 사태 또한 이겨낼 것을 믿습니다.
가도 가도 힘든 이 세상
삶에 지친 이웃이 우는데
왜 우냐고 흉보지 아니하고
이웃의 눈물 닦아주시니 고맙습니다.
힘든 세상 동행해주시니 고맙습니다.
참 좋은
그대들이여!
사랑을 나눠주시는 그대로 인해
사각지대에서 신음하는 미혼모와
밥 챙겨줄 엄마도 없는 짠한 아이들이
살 것입니다.
힘내 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