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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keaway Jul 14. 2020

꼰대力 테스트!
나는 어떤 꼰대 TYPE?

종영 기념!  MBC 수목드라마 <꼰대인턴> 캐릭터로 살펴본 꼰대 유형

몇 년 전부터 비 호감 용어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꼰대’. 꼰대라는 용어는 사실 프랑스어로 백작을 의미하는 ‘콩테 Conte’에서 비롯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 시절, 친일파가 일본에게 작위를 수여받으면서 콩테의 일본 발음인 ‘꼰대’로 자신을 자랑스럽게 칭하곤 했는데, 이후부터 일본에게 작위를 받은 친일파의 만행들을 ‘꼰대 짓’이라 칭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미지만 떠올려보자면 20대보다는 중년이 떠오르고, 왠지 모르게 나는 아닐 것만 같은 아주 타인을 위한 용어 같아 보이기도 한다. 권력에서 오는 행태라는 느낌적인 느낌 때문일까?      


하지만 ‘정말 그렇다’ 장담할 수는 없었다. 아무런 권력 없는 나조차도 나도 몰랐던 내 안의 젊고 순수한 꼰대가 튀어나올 때면 깜짝깜짝 놀라곤 한다. 나 스스로 나름 자랑할 만한 과거를 곱씹어 보게 되고, 뭔가 지금의 아이들은 나보다 편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쯤 되면 꼰대라는 건 본능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전혀 그럴 것 같지 않던 나조차도 꼰대의 기질이 어느 정도 탑재되어있음을 알아챈 순간, ‘K-꼰대’의 유전자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보자! 그렇다면 나는 수많은 ‘K-꼰대’ 중 어떤 타입 일까? 바로 이곳, 다양한 유형의 꼰대들로 살펴보자.



✓ 이만식, 대놓고 꼰대 (꼰대力 ★★★★)


출처: iMBC 홈페이지


꼰대 6하 원칙에 꼭 들어맞는 말만 골라하는 꼰대 중에 상 꼰대다. 남 부러울 것 없던 옹골 회사 재직 시절, WHO(내가 누군지 알아), WHAT(뭘 안다고), WHERE(어딜 감히), WHEN(왕년에), HOW(어떻게 나한테), WHY(내가 그걸 왜)라는 말을 달고 살았다. 시니어 인턴으로 준수 식품에 입사한 현재는 달라졌냐고? 밖으로 내뱉지 못할 뿐 자신의 젊은 상사인 가열찬(박해진)에게 속으로 꼰대 6하 원칙을 외치고 있다. 누군가에게 지시를 받을 때마다 반항심이 먼저 솟구치는 그대는 이만식 TYPE 꼰대가 아닐는지.



✓ 가열찬은근한 꼰대 (꼰대力 ★★★★★)    


출처: iMBC 홈페이지


드라마 제목만 놓고 보면 꼰대와 모든 이미지가 들어맞는 이만식 시니어 인턴이 최고의 꼰대力을 자랑할 것만 같다. 하지만 간과하지 말자. 가열찬, 그에게도 인턴인 시절이 있었다. ‘꼰대인턴’은 현재 인턴이 아닌 과거 인턴이었던 그를 지칭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과거, 옹골에서 인턴과 부장 사이었던 가열찬과 이만식은 5년 만에 뒤바뀐 입장을 맞이하며 가열찬은 누구보다 가열 차게 신선한 꼰대力을 보여준다.     


국물 없인 못 사는 여느 중년인 이만식 인턴 한 명 골탕 먹이겠다고 점심 식사메뉴를 연타로 샌드위치와 햄버거 등 빵으로 단결시켜버리는 추진력을 시작으로, 설명 하나 없이 일을 지시하고는 결과물로 ‘기본이 없다’는 말로 이만식 인턴의 자존심을 긁는 서슴없는 행동들까지, 그에겐 꼰대力이 충분하다 못해 넘쳐흐르고 있었다.     


특히나 가열찬에게 꼰대力 별점을 더 높이 준 것은 지능형 꼰대라는 악랄함 때문이었다. 5년 전, 이만식의 꼰대 짓에 호되게 당하고는 이상한 눈치만 늘었다. 이만식 인턴을 제외한 다른 인턴들에게는 세상 선량한 상사인 척해보지만 사실은 다 겉과 속이 다른 생각을 품으며 다른 동료들에게도 1의 존경심도 갖지 않는다. 아닌 척해보지만 사실은 꼰대力 만랩인 가열찬. 겉과 속이 다른 당신은 가열찬 TYPE 꼰대?



✓ 오동근하수 꼰대 (꼰대力 ★★★)


출처: iMBC 홈페이지


여기 또 하나의 꼰대가 있다. 자신보다 높은 직급의 가열찬 부장에게는 이렇게나 부지런한 직원이 없지만 자신보다 낮은 직급의 김승진 사원이나 이만식 시니어 인턴을 포함해 이태리, 주윤수 인턴에게는 온갖 허드렛일과 훈계 질을 비롯해 아이디어를 뺏기도 하고 자신의 잘못을 뒤집어씌우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꼰대力이 3점에 못 미친 이유는 바로, 언제나 허술하기 때문이다. 꼰대 짓이 하루도 못가 들켜버리고야 마는 오동근 대리. 상사인 가열찬은 이 모든 것을 알지만 관망하고 있는 상태다. 혹시 당신은 상사 입장에서도 후임의 입장에서도 처치 곤란한 가장 귀찮은 오동근 대리 TYPE 꼰대?!     





이 외에도 철없는 재벌 2세 남궁준수 사장(박기웅) TYPE 꼰대, 겉으로는 누구보다 친절하고 권력에는 관심 없어 보이는 척 하지만 곰인 듯 여우였던 구자숙 전무(김선영) TYPE 꼰대, 쿨하고 호탕한 듯해 보였지만 돈 앞에선 직원에 대한 윤리보다는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준수 식품 대표 남궁표 회장(고인범) TYPE 등, 꼰대는 드라마 도처에 깔려 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주변을 되새기며 공감을 한다거나, 문득 ‘나 자신이 보인다’ 싶은 자기 검증을 체험하게 되었다면 그만큼 우리는 꼰대 밭에서 K-꼰대와 더불어 사는 세상에 이미 녹아있었다는 증거다.      


앞서 말했듯 꼰대라는 건 적자생존이라는 자연의 법칙에서 어쩌면 당연한 순리이자 본능으로 발현됐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암묵적인 본능의 룰보다는 이성적인 근거에 의해 움직이는 인간이 되기 위해 꼰대임을 외면하지 않고 꼰대를 알아가고 즐기며 타파해보는 건 어떨까. 궁금하지 않은가? 나의 꼰대 밭에 머물러있는 그들은 무슨 TYPE이며, 나는 어떤 TYPE인지. 먼저 나는 어떤 TYPE이고 얼마만큼의 꼰대力을 가졌는지 파악하는 것. 그것만이 우리가 슬기로운 꼰대 생활을 만들어 나가는 방법이다. 꼰대는 사실 어디에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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