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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엘 Oct 11. 2019

말만큼 직접적인 게 또 있을까

어떤 사람의 특성과 가치관을 짧은 순간에 간파할 수 있는 방법은 말만 한 게 없다. 약간의 구사하는 단어, 톤, 태도만 봐도 금방 드러나기 때문이다. 보통 말실수를 하고 '아니 나는 그런 뜻이 아니라~'하며 수습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미 내뱉은 표현은 그 아니라고 하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의식 속에서 언어는 그 사람의 가치관을 대변하기 때문이다.


누군가 말하길 입가에 짜장이 묻어 있는데 본인은 카레를 먹었다고 바득바득 우기는 경우와 다르지 않다고 했다. 이 비유에 어찌나 공감을 했는지 모른다. 앞서 글이 투명하다고 했는데 그것은 정제되어 있는 투명함이라면 말은 정제되지 않은 투명함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래서 바로 상대에게 꽂히고 훨씬 직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최근 무심코 내뱉은 한 마디로 굉장한 홍역을 치르고 있는 한 유튜버를 보며 말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되었다. 정말로 본인은 나쁜 의도가 아니었을지라도 문제가 되는 표현을 하는 순간,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그 의도가 딱히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피해자, 가해자의 관계가 성립되는 순간 가해자의 의도는 그다지 고려할 사항은 아니게 된다.


내 의도는 그게 아니었다고 힘들여 수습하는 일이 발생하기 전에 스스로 본인의 가치관을 정립하고 그에 맞게 표현하는 훈련이 필요한 것 같다. 자기 검열 덜하기와 적절하게 표현하기 사이에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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