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만든 상품 하나로 브랜드 사업에 색을 불어넣기
'애플'을 떠올리면 어떤 제품이 생각나시나요? 과거라면 아이팟, 현재는 아이폰, 아이패드, 맥북 등의 제품들이 떠오르실 것 같아요. 최근에는 삼립의 포켓몬 빵이 정말 인기라고 해요. 빵 안에 들어있는 일부 스티커들은 리셀 시장에 판매가 되기도 하고요. 패션은 어떨까요? 저는 폴로의 셔츠를 참 좋아합니다. 단순히 패턴이나, 로고를 떠나서 시대가 지나도 유행을 타지 않고, 남녀노소 입을 수 있으니까요. 여러분은 어떤 브랜드를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시는 제품이 있으신가요?
저는 패션 업계 기자로 일했었고, 지금은 쇼핑몰을 운영하며 브랜드 네이밍 컨설턴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여러분에게 이렇게 글로 소통하기도 하고요. 브랜드 운영이라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사업 초기 투명한 컵에 물을 채워놓았다면, 잘 만들어진 상품 하나로 컵 안의 물이 다채롭게 변하니까요. 투명한 물에 물감 한 방울 - 잘 만든 상품 하나로 브랜드 사업에 색을 불어넣기. 이야기 시작하겠습니다 :)
반갑습니다. 테이크 더 머니 입니다. 최근 여러 소식들을 전해드리지 못했네요. 그래도, 종종 메일로 구독자 분들의 궁금하신 점들을 서로 소통하며 풀어내고, 이야기할 수 있어 값진 경험을 했었네요. 그중, 한 구독자 분이 어떤 상품을 판매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문의를 해주셨었습니다.
브랜드, 혹은 쇼핑몰 운영을 함에 있어 항상 안고 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해요. 물론, 전자와 후자의 방향은 조금 나뉠지도 모르겠습니다. 브랜드는 특정 카테고리의, 일정한 콘셉트를 기조로 사업을 전개하기에 시즌 별 아이템은 다르더라도, 크게 산업 군을 벗어나는 아이템은 없습니다. 반면, 스마트스토어, 쿠팡 등의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에서 쇼핑몰을 운영한다면 사업 초기에는 '어떤 카테고리로, 어떤 콘셉트로 상품을 소싱해야 할까'라는 고민은 잠시 접어두셔도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경쟁력 있는 카테고리와 상품을 발굴하고, 판매가 집중된다면 그쪽으로 컨셉을 잡으시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잘 아는 아이템과, 판매가 될 수 있는 아이템은 다르다'는 것이 제 사업 초기의 방향성입니다.
브랜드 운영은 어떨까요? 저는 아직까지도, 의류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여러 플랫폼에 들어가 다양한 제품들을 보고는 합니다. '내가 알던 제품이 아직까지도 잘 팔리고 있을까?, 새로 급상승하고 있는 제품은 왜 판매가 잘 될까? 상세페이지는 어떻고, 원단과 가격, 타제품 대비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일으킨 이유는 무엇일까?' 알고 싶어서요.
여러 브랜드의 제품이 있습니다. 판매되는 제품도 각기 다르고요. 어떤 브랜드는 좋은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기도 하고, 그보다 저렴한 소재를 사용했지만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접근성 있게 제안하는 제품들도 있고요. 또 여러 개의 상품을 세트로 구성하여 단일 상품 대비 저렴하게 판매하되, 객단가를 높여 구매전환율을 높이는 브랜드도 있는 반면, 트렌디한 패턴으로 디자인하여 소비자의 니즈를 잡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흥행가도를 달리는 한 슬랙스 제품을 봤습니다. 상세페이지나, 가격, 이미지 등은 다른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가장 인상적으로 본 건 '사이즈에 대한 상세한 안내'였습니다. 사실 단순히 제품 상세 사이즈 표기만으로는, 의류의 패턴이 제품마다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들을 구매로 전환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브랜드는, 사이즈 폭도 5개 SKU로 넓을뿐더러 체형별, 허리 별로 상세하게 코멘트를 해두셨더라고요. 허리 마감 역시 밴딩 처리로, 전체적인 제품의 구매 전환 주요 콘셉트를 '사이즈 문제에 대한 해결'로 보신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잘 팔리는 상품 하나로 브랜드는 어떤 변화를 갖게 될까요?
첫 번째, 현금 흐름입니다. 패션 산업의 경우, 시즌 별 제품이 다르기 때문에 당 시즌의 제품을 소진해야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해요. 재고 소진율이라고 합니다. 당 시즌 재고 소진율이 높아야, 다음 시즌, 다다음 시즌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소규모의 신생 브랜드라면 이러한 현금 흐름이 더욱 중요해요. 대체로 반응 생산을 하기 때문입니다. 초도 물량을 공장의 MOQ(최소 생산량)만큼 생산을 하거나, 많지 않은 물량을 생산한 뒤, 판매 반응에 따라 리오더 하는 방식이 반응 생산인데요.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어야, 다음, 다다음 시즌의 생산 자금과 재생산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생산 방식의 전환입니다. 소위 말하는, 시즌에 구애받지 않고 꾸준히 판매되는 러닝 상품으로 하나의 제품이 자리 잡는다면, 비축해둔 생산 자금으로 앞서 말씀드린 반응 생산 방식을 기획 생산 방식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초도 생산량이 많지만, 생산 원가는 줄어들고, 그만큼 더 높은 마진을 취할 수 있는 것이 기획 생산의 장점이에요. 물론, 초도 생산량이 많기 때문에 리스크는 크지만, 꾸준히 판매되는 제품이라면, 더욱이 시즌에 구애받지 않는 제품이라면 더 높은 마진을 취하면서 브랜드의 이익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세 번째, 브랜드의 포트폴리오 확대입니다. 꾸준히 판매가 잘 되는 제품이 있다면, 제품의 범주를 늘릴 수가 있습니다. 또 다른 히트 상품을 만들 수 있는 자금이 확보가 되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반응 생산이더라도 최초 생산 자금에 대한 여유는 어느 정도 있어야 합니다. 보통 두 개 시즌 정도는 판매가 저조해도 전개할 수 있을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다고들 하죠. 100만 원의 생산 자금으로 제품을 생산한 뒤, 30만 원씩 반응 생산을 하는 것과, 1,000만 원의 생산 자금으로 300만 원씩 반응 생산을 하는 것은 다르니까요. 리오더 입고 시기가 늦어질 수 있고, 적절한 판매 시기를 놓친다면 그만큼 매출이 줄어들 수가 있기 때문에 최초 자금 역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이커머스 시장의 규모가 점차 확대하면서, 최근에는 플랫폼이 브랜드의 생산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전개하고 있기도 합니다. 단순히 브랜드가 입점해서 판매하고, 플랫폼이 수수료를 취하는 것이 아닌, 브랜드가 성장해야 플랫폼 역시 성장하는 구조니 까요. 또, 주문량이 급증하는 브랜드의 제품은 예약 배송으로 판매가 되기도 합니다.
런칭하는 브랜드 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그만큼 플랫폼의 지원 정책 역시 늘어나고 있어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업 초기, 투명한 물 컵에 물감을 떨어트릴 수 있는 힘이니까요.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브랜드 사업이 다채로워지길 응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