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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눈 뜬 성장판

2023.07.29 토로하다 제 13장

by 토로

나이가 들수록, 성장판의 눈꺼풀은 무서울 정도로 무거워진다.


다들 성장통의 고통을 기억할 것이다.

필자도 밤마다 팔다리를 쿡쿡 찔러오는 원인 모를 아픔 때문에 부모님께 아프다며 칭얼댔다. 그럴 때마다 부모님은 밝게 웃으며 “내일이면 키 더 크겠네~”라며 되려 좋은 아픔이라고 일러주셨다.

이처럼 신체적 성장통은 성장의 반증이다. 밤마다 어린아이들의 팔다리를 괴롭히는 아픔은 그만큼 성장한다는 청신호와 다름없다.

그러나 사람은 끊임없이 생각하는 존재이다.

특히 필자와 같은 20대까지는 뇌의 생각 체계가 계속 새롭게 재편되기에 이 시기까지는 뇌 발달이 아직 안정화되지 못해 작은 충격과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주변의 시선과 툭툭 던지는 말들에 신경이 곤두서있고 자기 스스로를 계속해서 어긋난 틀에 집어넣는 것에서 오는 아픔은 분명 유년시절의 성장통과 다르다.


나이가 들수록, 유년시절 그리도 쿡쿡 찔러왔던 성장통은 기억도 나지 않게 숨어버렸고, 다른 아픔이 하나 둘 찾아오기에_


그렇기에 우리의 성장판은 결코 눈을 감지 않았다.

그렇기에 내 통증은 쓸모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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