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 말하고, 도로 말하고 싶지는 않으니 토로하겠습니다

2022.07.14 토로하다 제 2장

토로(吐露) - 마음에 있는 것을 죄다 드러내어서 말함.

"토로" 나의 네이버 블로그와 세시 에디터의 이름이다. 가장 좋아하는 말이기도 하지만 가장 역설적인 말이기도 하다.

내 생각, 감정을 꺼내어 말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며 멋진 일이다. "토로"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기댈 수 있다는 뜻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과 감정을 밝힌다는 것 자체가 내 주변에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며 본인을 잘 알고 있음에서 비롯되지 않을까. 아직 나는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할뿐더러, 맘 편히 기댈 수 있는 사람이 없다기보다 나 자신이 누군가에게 기대지 않는다. 그 사람도 본인의 고민이 있고 삶이 있기에, 내 고민을 더해 그가 흔들릴까 걱정되고 나를 위해 애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 고민, 감정은 오로지 내가 안고 가야 할 것이지만 가끔은 버겁다. 저 한 구석 쌓아 두다 보면 언젠가는 사라지지 않을까 막연한 기대도 품는다. 그러나 최근 애써 외면했던 '내가' 지금 '나'를 자꾸만 방해하는 느낌이 든다. 그는 왜 본인을 두고 가버리냐고, 고개를 돌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고 소리친다.

더 이상 도망갈 수만은 없었다. 도망은 당장의 차선책이 될지는 몰라도 최선책은 되어줄 수 없다. 이 사실을 알기에 순간의 다짐과 생각을 하나씩 토로할 것이다. 이것이 내가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이며 나에게 브런치는 그런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