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일차
2016. 12. 4.
아무리 좋은 알바도 이틀하면 힘들다. 이건 그리 좋은 알바가 아니라 이틀하려고 하니 집에 가고 싶다. 어제는 심심한 게 제일 문제였는데 오늘은 허리가 너무 아프다. 가만히 서있으면 자연스레 나를 둘러싼 배경이 위병소로 바뀌는 느낌이다. 나같은 주차요원들은 그래도 상황이 한결 낫다. 제자리에서 슬쩍슬쩍 움직이다 못해 주차장 저편까지 걸어갔다 오기도 한다. 경호알바 하시는 분들은... 그냥 헌병 같다.
중간중간 30분씩 주어지는 쉬는 시간에는 아파트 경로당에 가서 앉아있는다. 1시간 동안 오지도 않는 차를 열심히 안내하고 돌아오니 맥딜리버리 박스가 하나 놓여있다. 간식으로 맥도날드 시켰다는데 세트 20개를 샀단다. 입주자들 안내하는 알바들만 해도 스무 명이 넘는데... 베토디였다고 해도 체지방 부자인 나는 먹지않았을테지만 그래도 눈 앞에 먹을 걸 가져다 놓고 주지 않는 건 너무한 것 같다. 결국 위병과 헌병은 먹지 못하고 시설 안내해주시는 분들만 드셨다고 한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살이 많이 찌셨으면 좋겠다. 카악퉷.
퇴근 후 멍하니 누워있는데 손전화가 빠른 입금을 알린다. 이제 부자도 됐겠다 이대로 자버리고 싶었지만 내몸의 26퍼센트를 떠올리면 운동을 하러 반드시 가야 할 것 같아 운동을 하러 간다.
운동을 해도 헬쓱해지지 않는 턱에 모기가 빨대를 꽂는 느낌이 든다. 손으로 뺨을 몇 대 때리다가 고개를 돌려서 누웠다. 그래서 반대 쪽에도 물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