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알바일기

[알바일기] AI 컨퍼런스

3월 8일 (6만 원)

by 태희킷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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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 (6만 원)


알파고의 연이은 승리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 아니 두려움이 뜨거운 것 같다. 인공지능에 대해 아는 거라곤 <디지몬 어드벤처>에서 메탈그레이몬의 필살기 '인공지능 미사일'뿐인 나는 인간 VS 인공지능 바둑대결이 시작되기 하루 전, 판교에서 열린 인공지능 컨퍼런스의 알바 자리를 하나 꿰찼다.


구글 DeepMind 개발자의 발표도 포함된 컨퍼런스라 그런지 생각보다 사람이 많았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도 오고 경제, IT 관련 언론들도 많이 왔다. 알아듣긴 힘들더라도 알바하면서 어찌저찌 주워들으면 인텔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나의 임무는 입구에 서서 오고 가는 사람들에게 음식물 반입이 안된다고 이야기하는 거라 아쉽게도 행사가 시작되곤 내부로 들어가보지도 못했다. 집에 와서 누우니까 괜히 내용이 궁금해서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 가서 내용을 읽어봤다. 어렵다. http://spri.kr/post/14758


지식이 폭발하는 분위기의 알바라서 당연히 깔끔한 정장을 요구할 줄 알았다. 아직 정장이 없어서 가끔 외면하기 힘들 만큼 좋은 조건의 '정장' 알바공고가 뜨면 형 정장을 꺼내 입는데 이젠 살이 쪄서 숨을 참아도 안 맞는다. 처음 알바 공고에는 정장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셔츠에 면바지로 복장이 바뀌었다. 그래서 지난번 뷔페 알바랑 똑같이 입고 갔더니 담당자 분이 왜 예식장 직원처럼 입고 왔냐고 물어서 괜히 민망했다.


사실상 컨퍼런스 참석자 안내, 행사 후 뒷정리가 일의 전부라서 거의 곰돌이 푸마냥 꿀을 퍼먹고 왔다. 항상 부풀어있는 내 머리칼도 침착하게 잘 누르고 와서 만족스럽긴한데 어색한 입꼬리가 자꾸 제자리를 못 잡아서 좀 긴장됐다. 하기야 해왔던 알바 중에 고객응대가 핵심인 알바는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축제시즌이면 매출 천을 찍던 편의점에선 손님하고 눈 마주칠 순간도 없었고, 카페 알바할 땐 거품을 못 내는데 카푸치노를 어떻게 만들지 난감해 땀 흘리느라 웃음이 안 나왔다. 남들은 알바 경험을 고객응대 경험으로 녹여서 영업직 자소서를 쓴다는데 나는 스스로 생각해도 불친절 사원으로 꼽힐 것 같아서 그렇게 못 쓰겠다. 웃는 연습 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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