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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유배일지] 숙주나물 다듬어야 하나요?

88일차

by 태희킷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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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2. 17.


게스트가 주신 대왕 카스테라로 푹신푹신한 아침을 연다. 유난히 날씨 좋길래 패딩은 걸치지않고 수월봉으로 산책을 나온다. 하늘을 이쪽저쪽으로 찍어보다가 적어도 이번 달까지는 열일해줬으면 하는 마음을 전해본다.

아이튠즈를 설치하는데 컴퓨터를 몇 번이나 던질 뻔했다. 아이팟 유저였다는 게 스스로 믿기지 않을 정도다. 마음을 좀 다스리기 위해 수저를 들었다. 메뉴는 돈까스와 양상추 토마토 샐러드. 냉장고 정리와 음식을 같이했더니 샐러드 양이 점점 불어나서 그릇에 담길 수준이 아니었던 게 흠이라면 흠이었다.


팔자좋게 낮잠자다가 일몰 시간을 놓쳤다. 오전부터 하늘이 맑길래 제대로 된 수월봉 노을을 구경할 계획이었는데 큰일이다. 사진기를 몸에 돌려매고 2km를 뛰어간다. 이른 오후에는 깨끗하기만 하던 하늘에 어느새 구름들이 꼬물꼬물 모여들었다... 아 내일을 기약한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야끼소바에 넣을 베이컨, 양배추, 숙주나물을 사왔다. 숙주나물을 다듬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맘스홀릭 회원님들의 다양한 의견을 참고해 그냥 넣기로 한다. 양배추와 숙주나물로 불어난 양을 계산해 굴소스와 간장을 살짝 더 넣었다. 다른 재료를 안 넣고 제품에 들어있는 건더기 스프만 넣었으면 라면보다 못할 뻔했다. 가쓰오부시가 없어서 아쉽지만 다음에 해먹을 땐 분명 더 맛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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