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일차
2016. 12. 30.
점심 먹기 전 인바디를 하러 보건소에 왔는데 12시를 2분 넘기고 도착해 점심시간이 끝나는 1시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최대한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 응가를 하는데 밖에서 들려오는 아저씨의 칫솔질소리가 규칙적이면서 흥이난다. 역시 보건소답다.
심심할 때마다 아이스크림을 물고있던 내가 한 달이 넘게 아이스크림을 끊었다. 이달 초에 계획한대로 체지방률이 24퍼센트가 되어야 냉동실에 고이 모셔둔 메로나를 먹기로 했는데... 사실 나의 운동의욕의 상당량은 그 메로나에서 비롯된 것인데... 오늘 인바디 결과에선 24.4퍼센트가 나왔다. 어쨌든... 메로나는 못 먹는다. 1월 말 22퍼센트가 되면 먹겠다.
며칠 전 연락이 왔던 ㅅㅇㅈ이 탐라국에 왔다. 새해 첫 날 일출을 볼 수 있는 한라산 야간개장이 있다니까 혹했나보다. 바닥에 엎드려있는 비글 두 마리랑 집보고 있었는데 잘 됐다. 점심을 먹긴 했지만 어젯밤 내내 나를 괴롭히던 치킨이 눈에 밟혀 집을 나서기 전 차갑게 식은 닭날개를 입에 넣었다. 아까까진 나한테 관심도 없던 비글들이 갑자기 다가와 내 다리를 긁고 꼬리를 흔들어제낀다.
말로만 듣고 가보진 않았던 오설록엔 말로만 듣고 가보지 않았어도 좋았을만큼 사람들로 출렁인다. 그래도 차밭 사이에서 보는 노을이 위압적이어서 그대로 멈춰 한 자리에서만 30방을 찍었다. 이미 해가 황급히 퇴근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귀포 쪽으로 넘어가기엔 너무 늦은 것 같아서 송악산에 들렀다. 공유님처럼 안 생긴 도깨비가 나올 것 같아서 얼마 못 있고 모슬포에 가서 고기를 구워 먹었다. 돈 버는 친구가 사주는 고기가 제일 맛있다. 나는 어떻게 되든 좋으니 새해는 돈 버는 친구가 쏟아져내렸으면 좋겠다 ㄲㄲ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