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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희킷이지 Sep 22. 2016

착한아이?

개똥같은 인터뷰 #7

https://youtu.be/g-KhnYR6v7k

+ 착한아이가 중요하나여. 니 맴대로 사세여 인터뷰이님.


매 번 고민이 됐어요. 기껏해야 대학생한테 들을 수 있는 얘기는 연애얘기 아니면 취업얘기 아니겠냐는 진심어린 조언도 많이 받았어요. 그래서 매 번 질문이 어려웠어요. 내가 만나는 사람 하나하나는 뻔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뻔한 사람들이 아닌데 그렇게 보일까봐 좀 겁이 났어요. 내 앞에 이 사람이 나한테 할 수 있는 이야기도 반대로 내가 이 사람에게 들어 줄 수 있는 이야기도 특별한 이야기에요. 이번 인터뷰이는 이 맛을 아시나봐요. 나처럼 일대일을 좋아한대요.




정성이 담긴 자기소개서 잘 받아 봤어여.

도움이 되셨나요?


아주 그냥 자신의 역사 연표를 만드셨네여읽으면서 궁금한 게 많았어여네오전형에 대해 알려주세여잘 몰라서여.

 

말 그대로 입학사정관전형 중 하나에요. 네오 전형 중에 창의재능인재전형이 있고 리더십 전형이 있고 또 하나 뭐 있었는데 그건 모르겠어요. 어쨌든 전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입학을 했어요. 수시전형으로요. (이욜 뭐 준비를 많이 하셨나 봐여?) 저는 위에 누나가 있는데 누나가 공부를 좀 잘 해서 누나 따라 선행학습을 많이 했어요. 일찍부터 공인영어점수도 있었고 다른 자격증들도 있었고 해서 지원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경영학과에 관심이 있어서 여러 대학의 경영학과에 원서를 넣었는데 결국 창의재능인재전형으로 경희대에 들어왔죠. (제출하신 연표를 보니 리더십이 더 맞는 거 같은데여.) 원래 리더십 전형으로 쓰는 게 맞았는데 창의재능인재전형이 경쟁률이 더 낮았거든요. 서류 붙고 면접 봤더니 수능치기 1주일 전에 합격자 발표가 나서 뭐 그 때부터 마음 편하게 놀았어요.


창의재능인재전형의 정확한 입학 조건이 뭔가여보통 어떤 학생들이 지원하는 거죠?

 

사실 기억이 가물가물하긴 한데... 같이 들어온 네오전형 동기들 만나서 옛날 얘기하면 아 맞다 네오전형으로 들어왔다고 거기 특별히 적은 것도 따로 네오 모임도 있거든요 (아 지금까지 만나나여?) 네 가끔씩 만나고 있죠. 아무튼 입학할 때 자기 꿈과 연관된 자기소개서를 그 때 제출했는데 그거 위주로 봤던 것 같아요. (자기소개서를 중점적으로?) 예. 성적이나 이런 것 보다 더 강조 됐거든요. 저도 영어 점수, 한 달에 책을 몇 권씩 꾸준히 읽고 써온 독후감, 정기적인 봉사활동 같은 내용을 넣었죠. 그리고 ‘내가 경영학 분야로 알맞은 인재다.’라는 식으로 잘 꾸며 썼어요. 같은 전형에 응시했던 친구들도 고등학교 때부터 창업을 준비 했다던가 화장품 회사에 가고 싶어 화장품 회사의 알바를 꾸준히 했다던가 하는 스토리를 다들 만들어 왔죠.


그럼 본인이 펼쳤던 스토리는 뭔가여?

 

저는 제가 왜 합격했는지 지금까지도 모르겠어요. 제 스토리는 경영학과에 입학해 공부를 해서 경영 컨설턴트가 되고 싶다는 이야기였어요. 맥킨지 같은 굴지의 기업에 들어갈 거고 경희대 경영학과에 와서 어떤 과목을 공부하면서 내 진로를 설계하겠다는 식으로 썼던 게 좋은 점수를 받지 않았나하는 생각은 해요. (학업계획서 같은 걸 내신건가여?) 네. 근데 네오전형으로 들어온 다른 친구들에 비교해 볼 때 제가 많이 떨어져 보였거든요. 그래서 아직 의문이긴 한데 뭐 합격해서 잘 다니고 있으니까 뭐 좋은 거죠.


보내 주신 연표를 읊어 보면 초등학교 부 학생회장에 어렸을 때 축구부에서 운동도 하셨고 학교 다닐 땐 계속 반장도 해 드셨고 앞에 나서는 게 잘 맞았나 봐여?

 

맨 처음엔 나서길 싫어했는데 안 나서고 뒤에서 있으면 답답하더라고요. 차라리 내가하고 내가 책임을 지겠다는거죠. (너님이 고생하더라도?) 네 좀 그런 성격이에요. (자신이 피 보더라도요?) 네 맞아요. (학생회 지도 훈련부장은 뭐 에여?) 아 그건 저희학교에서만 부르는 말인데 선도부장이라고 보면 돼요. 제가 다닌 고등학교가 대한민국 유일의 유교학교거든요. 유교관련재단에서 운영 하는 거라 명문소리도 듣고 그랬어요. (올 막 교복이 두루마기임?) 아뇨.


됐고. 이제 여자 친구 이야기 할래여중학교 때까지 10여 명의 여자 친구와 교제를 했다고 쓰셨는데 그 이야기 한 번 들어볼게여.아 설마 열 분을 동시에 만나신 건가여?

 

아니에요 그건. 어.... 그러니까 대부분은 사람들은 ‘중학교 때까지 사귄 게 뭐 사귄 거냐.’ 라고 말씀을 하시죠. (아뇨. 전 동의 안돼요. 그 때 감정은 감정 아닌감?) 그렇죠. 그 당시에 상황에서 말씀을 드릴 수 없지만 지금 돌이켜 봤을 때 그때부터 여자들의 마음을 잘 알았던 것 같아요. (그럴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가 누나의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누나가 뭔가를 들고 있으면 부모님이 항상 뭐라 하셨어요. 제가 들어줘야 한다고요. 이런 거에서 자연스런 매너라는 걸 그렇게 배웠죠. 여튼 초등학생 때부터 연애를 했는데 오래 갔었어요. 지금 와서는 ‘썸’이라는 것도 있지만 그전에는 그런 게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좋으면 좋았거든요. 여자애들과 너무 부담스러운 관계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예 친구는 아니고. 그 중간의 애매한 단계의 관계를 많은 여자애들과 유지를 하다가 사귀게 됐다가 헤어지고 또 다른 친구도 만나보고 그랬어요. (굳이 표현하자면 너님 어장에 있는 여자가 많았군요.) 네. 근데 제가 젤 이해가 안 가는건 그 땐 그랬는데 지금은 왜 그럴까요?


나한테 묻지 말구여초등학생 중학생 때 여자 친구가 있으면 함께 무얼 하며 노나요저는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혼자여서 궁금 해여.

 

(우왕 설마 손잡고 집에 같이 가나여?) 중학교 때 사귀던 친구랑 사는 동네가 가까웠어요. 걸어서 5~10분 거리정도. 그럼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엔 그 친구 학교에 가서 뒷문에서 기다리면 여중에서 환호소리 들리거든요. 그런 거 즐기고 학원도 같이 다니고 같이 집 가고 그랬죠. 주말엔 같이 영화도 보러가고 지금 제가 생각하는 연애랑 비슷하게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는 대학생들 연애코스도 밥 먹고 커피마시고 영화보고 뭐 이런거잖아요. (몰라여 난. 묻지 말아여.) 아 죄송해요.


그랬던 너님이 그 이후 8년간 솔로생활을 유지중이라고요. ‘남고에 진학했으나 본성은 어디 가지 않는다고많은 여 학우들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구들 사이에선 여자 소개를 받으려면 민구에게로라는 말이 생겼었다.’라고 하셨는데 본성은 어디가지 않는다.’ 이 부분의 저의는 뭘까여?

 

연락을 많이 주고받았던 거죠. 남고에 가기 전까지는 여자애들이랑 많이 친했어요. 주위에 아는 여자애들도 많고요. 그랬는데 남고 가면서 상대적으로 주위에 남자들이 많아진 거죠. 남고에 진학해서 주위에 여자가 많을 상황이 아닌데도 연락하고 지내는 여자 친구들이 많아서 친구들은 저한테 아는 여자애들 많다고 얘기 했던 거죠.


상당한 자부심과 으쓱함이 느껴지던데 이 부분을 읽을 때여.

 

동시에 쓸쓸함이 느껴지진 않으셨나요? 요새 항상 드는 생각이 그 시절 생각이거든요. 와 그땐 왜 때문에 그렇게 좋은 시절이었을까. 그 생각 때문에 솔직히 조금 으쓱해지긴 하지만 그 때 빼놓고는 뭐 얘기할게 없어요. (작아지나여?) 네 되게 작아져요.


뭐가 문제일까여너님 문제는 너님이 잘 아실 텐데.

 

넓은 범위로 봐서 대인관계의 문제인 것 같아요. 초중고를 거쳤는데 대학교 오면서부터 상황이 안 좋아진 거잖아요. 그래서 대학을 분기점으로 전후를 나눠서 봤을 때 어렸을 땐 항상 같은 동네에서 다 아는 사람들끼리 있으니까 굳이 제 자신을 소개한다던가 하는 연습이 안됐던 것 같아요. 근데 대학에 와서 새로운 사람들 만나고 나를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 저를 소개해줘야 하는상황이 왔는데 그게 되게 어색한 거에요. 거기다 자연스럽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저는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내가 이렇게 말하면 저 사람이 이렇게 느끼겠지?”라는 생각을 한 뒤에 말을 꺼내는 편이거든요. (신중 하시네여.) 네. 그런 고민을 하다 보니 이제는 상대에게 각인되는 제 이미지까지 고려하고 얘기를 해요. 그러면 제가 원하는 대로 제 이미지를 만들어갈 수 있는 거잖아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을 때 이런 식으로 대처를 하다보니까 그 이미지가 다 다른 거죠. A라는 사람을 만날 때 A라는 이미지를 만들어놨는데 사실 A가 제 전체를 보여주는 모습은 아니니까 관계에 한계는 있죠.

 

소속 집단마다 다른 건가여본인이 만들어놓은 이미지라는 게.

 

집단마다도 다르고 그냥 사람마다도 달라요.

 

다들 가면을 쓰고 살지 않나여? 물론 사람마다 느끼는 민감성의 차이는 있겠지만여.


근데 너무 가면이 많다보니 이 사람 앞에서는 A 저 사람 앞에서는 B를 쓰는데 이젠 제 진짜 모습이 뭔지 모르겠다는 게 고민이에요. 저도 제가 누군지 모르겠어요. 혼자 있을 땐 되게 극단적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하다가도 사람들한테 보여질 땐 굉장히 좋은 모습으로 보여지려고 하거든요. 초등학교 때 친구들이 말하길 ‘민구랑 놀고 올게요.’라고 부모님께 이야기 하면 프리패스였다고 해요. 굉장히 모범생 이미지였거든요. 근데 동시에 소위 일진이라고 하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녔어요. (일진이셨네여. 아이 참 왜 때문에 존댓말이 나오지.) 근데 그것도 자부심인거죠. 공부도 잘하면서 잘 놀기도 놀았다는 게요. 괴롭히고 그러진 않았어요. (안물어봄여.)

 

그러면 그 땐 가면의 수가 적었다는 거에요?


네 지금에 비해서 훨씬요. 그 땐 모범생과 일진 둘 다 저라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은 여러 가지 가면이 생기다 보니깐 (아 지금 훨씬 많나여? 본인이 통제가 안 될 정도로.) 네 단적으로 느끼는 상황이 A그룹이랑 B그룹을 소개시켜주고 싶은데 같이 만나면 제가 되게 이상한 사람이 돼버려요. 소속마다 이미지가 다르니까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앞서 말씀하시길 상대에게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고 하셨는데 컨트롤이 가능하다면 대인관계에서 가면이 생길일이 그렇게 많지 않지 않나여.


처음 보는 사람이면 모르겠는데 이미 한 번 본 사람이고 내가 이런 이미지를 심어줬는데 난 이런 이미지로 바뀌었다라고 보여주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꼭 바뀌었다가 아니라 난 이런 면도 있다는 식은 불가능 할까여?


음... 시도를 안 해 봤는데 한 가지 방법이 될 것 같긴 해요.

자기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드러내면서 나는 이런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는 사람이 부러워요. 그 모습을 좋아할지 안 좋아할지 판단은 그들에게 맡기는 거죠. 근데 저는 사람을 잃기 싫으니까 이 사람이 이런 행동을 좋아하겠다는 계산을 하면서까지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관계에서 솔직해지지 못하는 걸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하셨고 여태 맺어온 관계들을 어떻게 바로잡아야 할지 고민이라고 하신 걸 보고 여태 맺어온 관계까지 인간관계가 지금 뿌리 채 흔들린다는 느낌을 받았어여.


제가 솔직하지 못한 관계였으니까요. 말 그대로 상대방이 좋아하는 가면인거죠. 결국 착한아이 콤플렉스 같아요. 착한아이가 아닌데 착한아이가 되려고 해서 문제인 것 같아요.

 

착한아이 아니에여?

 

되고는 싶은데. (고민) 모르겠어요. 대학 들어오면서 만난 친구들과 지금까지 연락을 하고 있지만 1학년 2학기 때 되면서 진짜 외롭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제가 지금 카톡 프로필 해놓은 것도 군중속의 고독인데 1학년 때 미니홈피에 적어놨던 말이거든요. 주변에 많이 맞춰 주다보니 주위에 사람은 많은데 진짜 관계라는 생각은 들지 않아서 고독을 느끼는 거죠. 그래서 어떻게 하면 주위사람들과의 관계를 부산의 있는 친구들과의 관계처럼 바꿀 수 있을까 고민했죠. 저는 단체에 가면 항상 가면을 쓰게 되니까 1:1로 만나면 솔직하게 이렇게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그래서 1:1로 많이 만나려고 했어요. 내 돈을 써서라도 네 시간을 사고 싶다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그냥 술 마시자고 불러서는 1:1로 이야기하고, 그렇게 하면서 지금까지 연락하는 친구들은 그런 노력 때문이지 않나 생각해요.

 

그런 노력으로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나여?

 

그렇죠. 제 진짜 모습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 모습에 최대한 근접하게 알 수 있는 친구들요. (그 친구들한테 도움을 많이 받나여?) 아뇨 요즘은 잘 못 만나요. 요즘은 이것저것 각자 사정도 많고 군대도 다녀와서 시간이 많이 지난 것도 있고 그래요. 안본지도 오래됐으니까요. (요즘은 그 친구들한테도 손을 뻗을 수 없는 상태여서 더 외로운 건가요?) 그렇죠. (그럴 때일수록 생각나는 게 여자친구인가여?) 아뇨 오히려 여자 친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가면을 벗기 위해 필요한 사람이 옆에 있는 친한 친구일 수도 있겠지만 가장 친한 친구 중 한 명이 여자 친구라는 생각이 들어서여.) 그렇죠. 근데 그렇게 되려면 새로운 만남을 가지기 보다는 기존에 알고 있던 사람을 만나는 게 쉬울 텐데 대학 와서는 그런 사람이 없다보니까 더 만나기는 힘들어지네요. 그래서 외로울 땐 부산에 있는 친구들이 생각이 날 때가 많아요. 오히려 가족보다도 그 친구들이 생각나요. 가족한테도 못할 이야기들을 그 친구들한테 하니까요.

 

외롭다고 찡찡대면서 대학와서도 뭐 많이 해드셨네여. 학술동아리 K.I.S.S, 사회적 기업 연구동아리 SEN, 사회적 청년리더 모임SLC, 벤처기업 Explore Korea 등 대학 와서 많은 활동을 하셨는데 간략하게 설명을 해주실 수 있나여?

 

K.I.S.S는 과 생활을 위해서 가입했어요. 경영대에서는 동아리를 해야 그나마 아는 사람들이 생기니까요. (친구들은 목표대로 많이 사귀었나여?) 네 지금 경영대에서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 K.I.S.S에서 알게 된 사람들이에요. (사회적 기업 연구동아리 SEN은 뭔가여?) 거기 파생이 된 게 벤처기업 Explore Korea인데요. 시민교육 듣다가 제가 조과제로 사회적 기업을 조사하게 됐어요. 1학년 때 아무것도 모르고 ‘하고 싶은 거 다해야지.’ 하다가 경희대 자유게시판에서 SEN이라는 사회적 기업 연구동아리에서 신입회원 모집한다는 글을 봤어요. 마침 발표주제와도 맞고 하다못해 발표용 인터뷰라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연락을 했어요. 제가 관심있는 경영을 배우고 창업을 한다기에 괜찮아보여서 들어갔어요. 근데 원래 동아리 성격은 그게 아니었던 거에요. 성공하는 사회적 기업을 가지고 case study 공부를 하는 동아리더라고요. 그 때 그 당시 회장분이 맨날 공부하는 것보다 우리 대학생들이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파급효과가 더 세지 않겠냐 해서 그 분이 생각하던 아이템을 가지고 벤처기업을 만든 게 Explore Korea 에요.

 

Explore Korea에선 어떤 사업을 하신 건가여?


외국인들을 상대로 인터넷으로 관광객들을 모집하고 지역민들로 이루어진 가이드를 통해 지역의 특색이나 지역민들만 아는 좋은 장소, 관광지를 소개하는 사업을 했어요. 지역민 가이드와 외국인 관광객을 매칭 시켜줄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들어 주자는 목표로 시작했어요. 지금은 망한 것 같아요. 저를 포함해서 네 명에서 시작했는데 이미 한 명은 군대 가고 한 명은 의견조율이 안 되서 나갔고요. 그게 1학년 여름방학이에요. 저는 진짜 순수한 열정으로 잘해보면 좋을 것 같아 따라간 건데 주변사람이 봤을 땐 절 그 쪽에서 이용해먹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고요. 같이 프로젝트도 하고 다른 학교 사람들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이긴 했는데 생각해보니 내 1학년 방학을 여기 굳이 매달려 있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판단해서 그만두고 나왔죠. 제가 생각했던 아이템도 아니었고 그 분이 자기 돈을 쏟아 부은 것도 아니었으니까요. 또 문제도 있었는데 창업을 시작하고 어딘가에서 받고 있던 지원금이 그 회장 형의 지인 분에게서 나오던 거에요. 회장 형 아버님의 지인이 창업경영대회를 주최를 하시고 심사를 하시는 분이었던 거죠. 저는 그것도 모르고 잘된다 잘된다 했는데 나중에 사실을 알고 나니 실망스럽기도 해서 나왔죠.


여러 분야의 다양한 조직에서 계속 활동 해오시고 리더라는 자리도 경험을 많이 해보신 것 같아여. 말씀하신 경영 컨설턴트 말고도 진로고민이 많으신 것 같은데여.


많죠. 고민이 되는 게 경영학과라면 다들 하는 고민 같아요. 다른 전공 친구들이 봤을 땐 취업에 유리한 전공이 아니겠냐라고. (아닌데여 이도저도 아닌 것 같아여.) 네 그게 고민인거에요 이도저도 아닌 것 같아서요. 경영컨설팅을 하고 싶다고 학교에 들어왔고 지금도 하고 싶어요. 그러면 그쪽으로 가는 게 맞는데 컨설팅이란 게 원래 상담을 해주는 거라 제 경험이 있어야 하는 거에요. 이미 컨설팅회사에서 채용조건이 MBA 학위를 받고 관련회사에서 3년 이상 근무했던 경력직만 뽑거든요. 제가 자소서에 썰로 푼 컨설팅 기업들은 우리 학교를 거들떠보지도 않는대요. 말 그대로 현실이란 벽에 부딪히다 보니까 다른 일을 하다가 경영 컨설팅 회사로 옮기더라도 그 중간과정이 필요하구나라는 걸 알아서 중간과정을 찾고 있죠. 어쨌든 경영 컨설팅 회사를 가고 싶다는 궁극적인 목표는 굳힌 거고요. 그 중간과정으로 마케팅이나 회계, 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제가 좋아하는 분야를 찾으면 되는 건데 다 좋아서 문제에요. 주위 사람들은 확 끌리는 게 없다는데 저는 다 확 끌려요. (그 여자한테도요?) 네. (집중 잘 하고 계시나여?) 알아서 잘 하고 있어요.

 

인터뷰에 대한 피드백 좀 부탁드려여.


취지 자체는 좋은 것 같아요 일대일로 이야기하는 걸 제 인간관계의 해법으로 찾았듯이 그게 부러워서 저도 인터뷰를 신청했고 이렇게 대면으로 한 이야기를 어떻게 쓰시는지 궁금했어요. 자기소개서를 쓸 때부터 제 위주로 썼어요. 제가 인터뷰에서, 아니 인터뷰를 떠나서 그냥 당신이랑 이야기 하고 싶은 내용에 대해서 쓴 거 에요. 당신이 하시는 인터뷰의 목적은 모르겠지만 제 인터뷰 목적은 달성했어요. 저를 당신에게 소개하는 거요.




착한아이?!
인터뷰 중 이야기를 듣다보면 사람마다 유난히 자주 쓰는 부사어가 하나씩 나와요. 나는 질문을 하는 사람인데도 ‘솔직히’라는 말을 많이 써요. 아마도 정말 솔직한 사람은 굳이 그런 말을 쓸 필요가 없을 테니 내가 정말 솔직해서라기보다는 솔직해지고 싶어서,아니면 솔직한 척 하려고 쓰는 것 같아요. 이미지든 가면이든 만든 건 난데 거기서 벗어나는 게 쉽지 않아서 나도 어딜 가든 ~척, ~척 하면서 살고 있어요. 다만 이런 척, 저런 척하는 나 사이에서 헷갈리지 않으려고 내가 아는 나를 많이 챙기고 있어요. 나는 앞으로 적어도 나한테는 솔직한 사람이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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