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같은 인터뷰 #5
운동 전에 들으면 힘이 난다는 이 노래.
Survivor의 Eye Of The Tiger
'SpeedAndPower'
제 메이플 스토리 아이디가 아니에요. 이번 인터뷰이의 과잠바 왼쪽 팔뚝에 박힌 문구에요. 혹시나 해서 메일주소도 다시 보니 'amanofmuscle'이더라고요. 'A man of muscle'이라... '근육질의 사내' 정도 되려나요. 도대체 언제부터 이렇게 오그라들다 못해 쪼그라들 것만 같은 아이디를 사용하셨는지를 모르겠지만 상당기간 근육과 건강에 대해 생각해오신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타임라인에는 언니들을 들썩이게 하는 치명적 비쥬얼의 디저트들이 올라옵니다. 그리고 오늘도 어김없이 이런 먹방 게시글엔 이 '근육질의 사내'의 댓글이 달립니다.
"이런거 먹으면 죽어."
안녕하세여 인턴이에여. 메일로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렸는데 엄청 간단하게 하셨어여.
간단하게 써도 된다면서요.
아 물론 다들 한줄 보내시긴 하지만 원래 메일로 자기소개를 부탁하는 이유는 지금 이렇게 자기소개해달라고 하는 시간을 줄이려고 미리 부탁하는 건데 다 졸라 말을 안들어여. 아 그니까 여튼 자기소개하세여.
경영학과 10학번이에요. 172.8cm에 68kg고요. 체지방률은 10%에요. 요즘에는 화, 목, 토 이렇게 일주일에 세 번씩 운동을 하고요. 근데 뛰는 건 별로 안해요.
체지방률 10%라고 하셨는데 그게 어느정도인줄 모르겠어여. 제가 알아듣게 말해주세여.
보통 성인남자같은 경우는 12~20%가 정상이에요. 기준마다 다르기도 한데 대략 10~20% 정도를 정상이라고 보기도 해요. 20%를 넘어가면 비만이고요. (아 체지방률로 비만돼지를 판정하는건가여?) 비만의 정확한 정의가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비만은 여러 가지 기준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체지방률로 정의할 수도 있고, 체질량지수라고 하는 BMI로 할 수도 있어요. 비만을 정의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로 체지방률이 20%를 넘어가면 비만이라고 표현한다는 거죠. 10% 미만이면 진짜 지방이 없는거죠. 예를들면 보디빌더들이 대회나갈 때 3~4%로 나가요. (와 지젼이네여!) 그래도 7~8% 아래는 건강에 그렇게 좋지 않다고 해요. 특히 여자는 15% 인가 18% 밑으로 떨어지면 불임의 위험도 있다고.... (다양한 건강지식을 지니셨네요) 암요.
결국 본인은 보통이상이신거네요.
예. 그냥 뭐 정상범위보다는 좀 밑에 쪽에ㅎㅎ
근데 유산소 운동을 잘 안하시는 이유가 정말 근육이 빠질까봐인가여?
꼭 그렇다기 보다는... 일단 유산소 운동을 해서 전체 운동시간에서 30-40분이 늘어버리면 소모되는 시간이 너무 길어요. 그리고 유산소운동은 보통 심폐지구력을 향상시킨다던지 아니면 체지방을 제거하려고 많이 하는데 근육 향상에는 그다지 좋지 않거든요. 저는 딱히 체지방을 많이 쫙 빼야하는 것도, 심폐지구력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어서 시간도 아깝고 귀찮기도 해요. (좋아하긴 하세요?) 아뇨 별로 안좋아해요. 저는 짧고 굵게 끝내는 걸 좋아해요. (좀 지루하다고 느끼시는 건가요?) 네 그쵸. 경쟁자들과 뛰는 건 좋은데 예를 들면 혼자 런닝머신을 뛴다던가 그러면 굉장히 지루하죠. TV 틀어놔도 지루하고요. 그래서 워밍업할 때 잠깐 말고는 러닝머신에 안올라가요.
러닝을 하실 때도 경쟁을 염두해두시나봐여 마라톤 같은 경우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도 하잖아여
네 그럼요 다 경쟁이죠. 경쟁. 경쟁사회잖아요. 제 모토가 이거거든요. “억울하면 강해져라” (삶의 모토가여?) 네 좌우명. 풀로하면 "억울하면 강해져라 찡찡대지말고."
오 그러면 본인도 많이 강해지신건가여?
네. 운동에 관심이 없었을 때를 돌이켜보면 강해진거죠. (언제부터 운동에 관심이 생겼나요?) 그냥 어렸을 땐 축구 좋아하고 형이랑 같이 축구도 많이 하고 그랬어요. 초등학교 때부터는 친구들이랑 장난 치면서 자연스레 습득이 되는 힘. 뭔지 아시잖아요. (아뇨) 남자애들 사이에서 장난치면서 힘겨루기도하고. (아 때리고 도망가고 막 그런거여?) ㄴㄴ 계속 때리는거요. 근데 중학교 땐 남녀공학이어서 별로 활동적이지 않아서 그 때 좀 살이 많이 찌다가 남고에 갔어요.
오우 남고. 상상만 해도 야만적이에여.
오우 뭔가 남자들 사이에 있으니까 더 강해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살이 쪘던게 초등학교 3학년 때 보약을 잘못 먹고 찐거거든요. 이건 꼭 써주세요. 암튼 고 1 때 살 빼려고 인터넷 보고 운동을 이것저것해보다가 고 2때부터 막 푸쉬업만 계속했어요. 하루에 뭐 200개 이렇게 정해가지고 (드디어 진짜 사내의 운동을 시작하신건가여?) 네 막 학원가서도 푸쉬업하고 그랬어요. 그 땐 아무것도 모르고 한거죠. 그렇게 하다가 수능이 끝나고 헬스장을 다녔죠. 그때까지도 인터넷에서 보고 들은 지식들로 친구 한명한테 운동 가르쳐준답시고 같이 운동하고 그랬어요. 뭐 지금 돌이켜보면 그 땐 운동을 잘 모르고 한거죠.
아니 언제부터 강해졌냐니까여
그 후로 대학들어와서도 조금씩 운동하다가 갑자기 병에 걸리는 바람에 입대를 앞두곤 운동을 못했어요. 몸이 뜨거워지면 몸이 따끔따끔하고 막. (콜린성두드러기?) 네 콜린성 두드러기라는 병에 걸려서 그 때 다시 또 살이 좀 쪘죠. 그리고 군대를 갔는데 갑자기 나았어요. 난치성 피부병이라는데 갑자기 싹 나아가지고 군대에서 다시 운동을 시작했어요. 전역할 때쯤 생활체육지도자 자격증이라는게 있다는 걸 듣게 됐어요. 알아보니 괜찮은 것 같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 인정해주는 유일한 보디빌딩 자격증이고 만료기한도 없는데다가 그게 있어야 헬스장도 차릴 수 있다고 하길래요. 지금까지 운동하면서 나름대로 쌓아왔다고 생각하는 지식들이 있으니까 자신도 있었고요. 그래서 한 달 정도 시험을 열심히 준비했어요.
그래서 자격증을 취득하신 건가여?
13년 5월에 시험을 봤어요. (그래서 뭐요. 따신건가여?) 시험이 1차로 실기와 구술시험을 보고 그걸 붙으면 연수를 듣고 마지막으로 필기시험을 봐야하는데 제가 연수를 듣다가 불미스러운 일로 하루 참석을 못했어요. (뭐죠?) 술 마시고 못 갔어요.. (운동하신다는 분이 술마시다가 ㅉㅉ) 네.. 술마시고 나서 힘들어서 못 갔죠. (그럼 어쨌든 연수와 필기는 통과 못하신거네여. 미취득?) 네 미취득자죠. 그래서 이번에 학기 끝나면 바로 연수가 시작하니까..
이야 그전에 말씀 하시는 꼴보면 자격증 세 개쯤 따신 줄 알았어요. 아 못 따셨구나. 그럼 지금 '쯩'이 없는 상태네요
네. 쯩은 없죠. (그러면서 친구분들한테 '운동해라 돼지들아.' '그런거 먹으면 죽는다.' 발언을 하신건가여?) 아니 실기를 합격하면 3년 동안 보장이 돼요. (아니 쯩 없죠? 지금 의사면허 없이 의료행위하신거잖아여.) 네 그럼요. (죄책감 없습니까?) 죄책감 없습니다. (이번에 연수받으시고 바로 최종으로 합격하실거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여?) 네 그럼요 이게 원래 실기, 구술만 합격하면 되는 겁니다. 실기, 구술이 합격률이 이십 몇 퍼센트고 필기는 한 팔구십 퍼센트 육박합니다. (연수는여?) 연수는 가기만하면 됩니다. (본인이 필기에서 탈락하는 10-20퍼센트라는 생각은 전혀 안하시는거?) 당연히 합격이에요. 제가 그 필기시험 워밍업하려고 이번학기에 현대생활과 체육이라는 수업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여태 너님의 운동역사 좀 알아봤구요. 정리해보자면 고2 때부터 근력운동을 처음 접하셨다고 하셨는데 특별한 계기라도 있을까요?
"억울하면 강해져라."
그니까 그렇게 된 계기가 있냐는 거죠. 누구한테 맞았나여? 삥뜯겼거나.
아뇨. 맞은적도 삥뜯긴적도 없어요.
그럼 그냥 살다보니 피부로 느껴진거?
네 살다보니 그냥.
그 좌우명은 언제 정한 건가여?
정한지 얼마 안됐어요. 살다보니 이 말이 제 생각이랑 비슷하더라고요. 누가 괴롭히면 더 세져서 때리면 되고 돈 많은 사람이 돈 있다고 갈구면 내가 돈 더 많이 벌면 되는 거죠. 나라에서 대통령이 이상하면 내가 돈 벌어서 딴 나라가서 살면되고요. 불평하고 살아봤자 달라지는건 없으니까요. 자기만 불행하죠. 그냥 살던지 자신이 강해져서 고치던지 둘 중 하나죠. 찡찡댄다고 뭐 나아질 게 하나도 없잖아요.
아까 생활체육지도자 말씀하실 때 헬스장 얘기를 하셨잖아요. 헬스장 관련 진로도 염두해두시는 건가여?
원래 트레이너도 마음 같아선 잠깐 해보고 싶었어요. 같이 시험을 준비했던 친구는 그 때부터 트레이너를 하고 있거든요. (그 친구는 뭐 여러가지 하는 것 같던데여.) 네 뭐 서핑도 하고 보드도 해요. 그 친구는 저랑 다르게 굉장히 진취적인 친구라서 백만원을 벌어서 노는데 백만원을 썼다 해도 후회가 안 남는다는 굉장히 멋있는 친구에요.아무튼 저는 그 친구 처럼 휴학하고 그렇게까지는 못할 것 같더라고요. 아버지가 회사에 다니고 계실 때 졸업도 빨리 해야할 것 같고 빨리 취직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앞으로도 트레이너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올지는 모르는거고요.
트레이너 일을 정말로 하고 싶으신건가여?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헬스장가서 보거나 주위에서 들어보면 트레이너들이 좀 별로인 경우가 되게 많아요. (예를 들면여?) 쓸데 없는 터치도 많고 노가리 까는 걸로 시간을 보낸다는 경우도 있죠. 보통 트레이너들은 페이를 자신이 피티 해주는 회원들에게 받기 때문에 자기 회원들을 많이 유치하기 위해서 꼭 자신이 도움을 줘야만 운동할 수 있게끔 가르치는 경향이 있어요. 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요.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없게 이런 말인가여?) 그렇죠. 사실은 초보자들은 특히 남자들 같은 경우엔 철봉, 평행봉, 푸쉬업으로만 어느정도까지는 다 만들 수 있는데 헬스장에 있는 기구를 꼭 써야 할 것처럼 이야기를 하기도 하죠. 저도 트레이너를 하게된다면 어쨌든 돈을 벌어야 하니까 그런식으로 될 것 같아서 기분이 별로더라고요. 그런 것 때문에 더 이 자격증을 따고 싶었던 것도 있어요. 제가 아는 주변 사람들이라도 운동을 올바르게 알려줘야겠다는 생각도 했었고요. 요즘 헬스장이 장사가 잘 안되니까 헬스장만 딱 차릴 생각은 없고 형이 태권도를 하기 때문에 나중에 해외에다 태권도 + 헬스로 도장하나 차리는게 어떨까라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경영대 다니는 친구들은 다들 바쁘시던데 그 쪽에서 경쟁은 어떻게 하고 계신건지?
일단 '아 정말 취직하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없어서요. 누구 밑에 들어가서 일하는 걸 별로 안좋아하기도 하고요. 또 아버지가 직장생활을 오래하시다보니 삶이 행복해보이지가 않더라고요. (한직장에서 오래요?) 네 거의 한 30년 정도 일하셨죠. (오 한직장 30년 정도면 꽤 높은..) 뭐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는 거죠. 암튼 어렸을 때부터 보면 계속 바쁘시고 피곤해보이고 별로 재미도 없어보이고 그랬어요. 어차피 경영학과든 무슨 과든 일반 회사들어가면 하는 일은 거의 동일하다고 보거든요. 결국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게 되지 않을까 봐 그것에 대한 반감이 항상 있었어요. 그래서 취직 보다는 차라리 장사를 할까 이런 생각도 하고 있어요.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그게 아니면 스포츠에도 관심이 있다보니 나이키나 아디다스 같은 스포츠 브랜드에 취직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선배들이 해외 유학파만 뽑는다고 꿈도 꾸지말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유학은 못가니까 다음 학기엔 교환학생을... (어디로?) 독일로 갑니다. (특별히 선택한 이유가 있나여?) 독일이 경영대에서 보내주는 학교 중에 젤 좋아요. (해외 대학은 어떻게 급을 나누시는 거죠?) 뭐 시설도 좋고 교환학생 프로그램도 잘되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독일은 위치적으로 여러 나라들을 돌아볼 수도 있으니까요. 또 거기 헬스장도 몇 개씩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 거기서도 운동하시나여;;) 네 무조건 가야죠. 그리고 전 나이키보다 아이다스 좋아해서요.
교환학생가면 무슨 목표로 가는 건가여?
놀러요. (여행?) 그냥 놀러요 놀러. 쉬고 싶어서요. 교환학생을 2학년 때부터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군대에서 3학년이 돼버린 동기들을 봐도 그렇고 군대가기 전 학교 다닐 때 3, 4학년들이 학교 다니는 거 보면 되게 재미없어보이고 삶이 피폐하더라고요. 그 때쯤 다니기 싫을 것 같아서 한국에서 3학년의 한 학기를 다니고 나머지는 한 학기는 교환가서 다녀오면 되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다녀오면 4학년이니까 그 땐 진짜 바빠져야하고 취업준비도 할테니까요. 그래서 그 전에 한 템포 좀 쉬어가는 의미도 있고 새로운 경험도 하고 여러 가지 영어도 나아질 것 같고요. 이것저것. (구체적 목표는 없나여?) 지금 말한게 다에요. 외국가서 외국인이랑 운동도 해보고 싶고. 거기서 달성할게 뭐 있나요? 에프만 안받으면 되지. 쉬면서 미래에 대한 생각도 구체적으로 하고 그러려고요.
경영학과는 왜 갔어여?
고등학교 때부터 경영학과 가고싶었어요. 제가 어떤 상황에서 잘못된 점을 남들보다 잘 찾는 것 같아요. 좀 비판적이라고 할까요. 심리학과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심리학은 굶어죽을 것 같아서 경영학과 왔어요. 근데 평상시 살면서도 문제점이 많이 보이다 보니까 뭔가를 하고 싶다가도 어떤 문제가 생기면 잘못될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어떤 걸 시작하기에 망설여지고 그래요. 'A라는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B로 해결하면 되겠다.'라는 것까지 떠오른다면 장사든 뭐든 시작하면 될 것 같은데 제가 절 돌아봤을 때 거기까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딱 문제점 정도만 보이는 정도라 경영 컨설팅공부를 해볼까 했더니 거기는 굉장히 학벌을 많이 본다고...하네요. 그래도 아직 관심이 있어요.
현재 자신이 못하고 있는 것들 중 하고 싶은게 있나여?
여행을 가고 싶었어요. 군대가기 전엔 여행을 원래 별로 안 좋아했는데 돌아와서 여행을 많이 다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많이 못갔죠. (왜여?) 군대 있을 땐 갇혀있으니 돌아다니고 싶었는데 막상 나오니 귀찮기도 하고 여행에 대한 가치가 떨어지는 거죠. 나오니까 신경쓸 것도 많아지고 사실 가려고 했으면 갔겠지만 뭐 그래요. 그래서 교환학생도 더 가고 싶었던거고요.
생긴거랑 다르게 세심한 면도 많으신 것 같은데 그런데서 오는 스트레스는 없나여?
딱히 남들에 비해 많이 받는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운동하면 괜찮아져요. (아 역시 운동이군여;) 네 근데 실제로 운동을 하면 세로토닌이 분비되어서 기분이 좋아져요. 어디 아프다가도 운동할 땐 안아프게 되는것도 그 호르몬이 나와서에요. 열받는 일있으면 운동으로 해소를 하죠. 그렇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사는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러면 근육 이외에 본인이 보완해야할 점이나 부족한 점은 뭐가 있을까여?
저는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해야하는 상황을 되게 싫어해요. 이사를 가든가 외대나 시립대로 전학을 간다든가 하는것도 되게 싫어해요.(노잼이에여) 근데 교환학생가면 말도 안통하는데 가서 6개월 살아야 하는거잖아요. 가서 이런 마인드에 변화도 있을 수 있겠고 도전정신도 키울 수 있겠구나 싶어요. (다소 안정된 삶을 추구하시는 편이신가 봐여) 네 그게 문제에요. 저희 부모님이 좀 보수적인면이 있는데 제 딜레마는 이거죠. 부모님 모습을 보면 '나는 좀 보수적으로 살지말고 더 재밌게 살아야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생각은 보수적으로 박혀있으니까 뭔가 하고 싶은게 생겨도 아까 그 친구처럼 휴학하고 하고 싶은 걸 한다든가 하는 용기까지는 안 생기는 것 같아요. 그냥 애매한 거죠.
그렇다면 본인이 정의하는 재미있는 삶은 하고싶은 일을 하고 사는 삶이라 할 수 있을까여?
그렇죠. 직업이 재미없으면 취미생활이라도 꼭 해야죠. 뭐 운동시간이 보장이 된다거나.
남자들 중에 운동해야지 해야지 입으로는 말하는데 오늘도 누워 있는 사람들을 위해 해줄 말씀이 있나여?
너요? (ㅗ) 일단 시작하는게 어렵지만 어느순간 성취가 생기면 진짜 샤워할때도 기분이 좋고 그냥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기분이 좋아요. 아침에 굳이 머리감을 때 웃통 안벗고 해도 되는데 꼭 벗고 머리감곤 해요. 운동을 하면 자신감, 자애감도 많이 생기는 것 같고 옷 사러 가서 탈의실 거울에 비춰봐도 기분 좋고 그래요. 운동하면 기분좋을 일도 많아지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스트레스도 풀리고요. 일단 남자는 우리 사회에서 강해야죠. 전쟁이 터져도 살아남아야하니까요. 자신이 건강하면 무슨일이 일어나도 생존확률도 높아지는 거니까 대비해야죠. 그런 것도 항상 생각하거든요 얼마 전에 송파쪽에서 버스사고가 났다던데. 그 때 이후로 저는 버스탈 때마다 이렇게 생각을 하죠. 만약 사고가 나면 내가 이렇게 해야겠다. 탈출은 어떻게 해야지. 강하면 억울할 일도 없으니까요
억울할 일이 사라지나요 정말?
충분히 사라질 수 있죠. 일단 억울할 일이 근본적으로 잘 안생겨요 (강함이 보여지니까요?) 예. 잘 안생겨요 누가 뭐라고도 잘 안하고요.
TH의 옐로저널리즘의 최대 주주로서 지난 3월 회사가 출범할 때 첫인상과 요즘 하는 꼬라지에 대한 평가를 듣고 싶어여.
처음에는 '그냥 하는 구나. 얘가 또 심심하구나.' 이렇게 생각 했어요. 근데 이번 건 열심히 하는 거 보고 최근엔 어떤 생각을 했냐면 너님이 그동안 하던 짓에 비해 진짜 이건 잘 될 수도 있겠다. 이런 생각도 아주 잠깐 했어요. 아주 잠깐요. (당신의 탁월한 능력으로 이 회사의 문제점도 찾을 수 있었나여?) 아뇨. 별로 신경 안 써서 그런 생각은 안했어요. (최대주주잖아여) 아 맞네. 최대주주로 있다보니 가끔 들어가서 보고 좋아요도 많이 누르고 있어요. 컴퓨터에 블로그 즐겨찾기도 해놨어요. 일단 인터뷰 시작하고 나니 초기보다 좋아요도 많아진 것 같고요. 근데 좋아요 수를 늘릴려면 쎈게 필요해요 쎈게. (야한거여?) '이름에 자음 ㄱ,ㄴ,ㄷ, 들어가는 사람 이쁘다.' 이런 것만 올려도 좋아요 몇만개에요. 간단하면서도 신선한 컨텐츠로 쉽게 좋아요를 누르게 유도하면서 친구를 태그할 수 있는 아이템이 필요해요. 이런 걸로 눈길을 끌어서 페이지를 둘러 보다가 인터뷰도 보고 '어 이게 뭐지?' 하다가 좋아요 누르 식의 전략을 사용해야할 것 같아요. 나중에 좋아요가 많아지면 수익도 창출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하나의 기술을 위해 수백 번 점프를 해온 연아누나를 보면서 가슴이 막 그냥 아주 그냥 찌릿찌릿해 오는 건 누나가 1등이라서가 아니다. 기껏 잡은 알바도 오래 못하고 금방 눈 돌아가는 나 같은 거랑 다르게 온 국민이 인정할만큼 뭐 하나 열심히 해본 사람이라서 그렇다. 우리 엄마는 연아누나가 점프연습하는 걸 보면 어린 것이 고생한다고 하지만 그건 순전히 우리 엄마 생각이고 정작 연아누나는 허리 아프고 다리 아파도 피겨가 좋으니까 열심히 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상이 무엇이 되었던 간에 하나를 열심히 해본 사람은 꾸준함이 가져다 주는 놀라움을 알고 있는 듯 하다. 오늘도 지가 좋아서 하는 운동을 하러 갔을 '근육질의 사내'를 보면서 나도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이 짓을 꾸준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