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치료는 연장일뿐,구원은아니다

by 테디

– ‘살아있음’을 붙잡는 것과 ‘살 수 있음’은 다르다

병원은 늘 바빴다.

번호표를 들고, 이름이 불리길 기다리고,

의사의 짧은 말 속에서

희망을 찾아보려 애썼다.


“조금만 더 해보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수 있어요.”


그 말은 마치 약속 같았다.

곧 나아질 거라고,

이 고통은 끝이 있을 거라고.


하지만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치료는 끝을 위한 여정이 아니라,

그 끝을 조금 더 미루는 과정일지도 모른다는 걸.


우리는 치료를 ‘희망’이라 부른다.

그러나 그 안에는

연장이라는 말이 숨어 있다.


연장되는 건 생명이지, 삶이 아니다.

숨은 이어질 수 있어도,

살고 있다는 감각은 점점 사라져간다.


주삿바늘을 맞으며,

약의 부작용을 견디며,

수면 부족과 불안과 진통제 사이에서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때로는

“왜 이렇게까지 살아야 하지?”

그 물음이 마음을 때릴 때가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치료를 멈추지 않는다.

왜냐하면, 살아 있으니까.


어쩌면 치료란

살 수 있어서 받는 게 아니라,

살고 싶기 때문에 받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어딘가

낫고 싶다기보다는,

아프지 않고 살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삶은 오지 않고,

그저 '지연'되는 삶이 반복될 뿐이다.


그래도 치료를 받는다.

포기하지 않는다는 이름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혹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막연히 바라는 마음으로.


그러나 나는 이제 안다.

치료는 구원이 아니며,

내가 아픔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열쇠는 아니란 걸.


그렇다고 절망하지도 않는다.

단지,

치료라는 이름을 빌려

오늘을 버텨낸 나 자신이 대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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