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룰 때,
나는 늘 이유를 찾는다.
‘오늘은 피곤하니까.’
‘기분이 별로니까.’
‘내일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이유는 늘 그럴듯하다.
스스로를 설득하기엔 충분하다.
그리고 내일이 오면… 또 다른 이유가
나타난다.
‘어제 너무 무리했으니까 오늘은 조심해야지.’
‘아직 준비가 덜 됐어.’
‘내일이 진짜 시작하기 좋은 날이야.’
이렇게 미루는 동안, 시간은 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해야 할 일은 쌓이고, 마음 한구석엔
알 수 없는 불안이 자란다.
하지만 그 불안마저도 내일로 미루고 싶어진다.
사람들은 이런 걸 게으름 이라고 말하지만,
나는 가끔 생각한다.
어쩌면 내 마음이 준비되지 않은 건 아닐까.
아직 받아들일 수 없거나, 감당할 힘이 모자라서
스스로를 잠시 보호하는 건 아닐까.
문제는, 그 ‘잠시’가 너무 길어진다는
거다.
하루 이틀이면 될 일을, 몇 주, 몇 달로
늘려버린다.
그러다 문득 거울 속의 내가 낯설어진다.
한때 부지런히 움직이던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
결국 나는 안다.
핑계는 결국 내일로만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서 도망치는 것이다.
그리고 오늘도,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건 정말 내일로 미뤄도 괜찮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