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질서 속에서 인간은 늘 최상위에 있었다.
동물은 오랜 세월 동안 인간의 필요에 따라 길러지고, 이용되고, 때로는 먹이가 되었다.
인간의 손에 의해 삶이 결정되는 존재들.
그것이 동물의 운명처럼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세상은 변했다.
인간은 그들을 단순한 생존의 수단으로만 보지 않게 되었다.
먹이사슬의 아래에 있던 존재들이 어느 순간부터는
‘함께 사는 가족’이 되었다.
사람들은 이제 그들을 이름으로 부르고,
같은 공간에서 시간을 나누며,
생일을 챙기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한다.
이 관계에는 계산도, 이해득실도 없다.
그저 마음이 움직이고, 사랑이 흘러간다.
여름이 역시 그랬다.
짧게 머물렀지만, 단 한순간도 ‘동물’로 보이지 않았다.
하루의 일상 속에 스며든, 가장 순수한 가족이었다.
눈빛 하나로 마음을 읽어내고, 작은 울음소리로 대화를 이어가던 존재.
먹이사슬의 법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자리.
그 자리는 가족이라는 이름 외에는 달리 부를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