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나는
스스로를 속이는 데 점점 능숙해지고 있었다.
거울 앞에 서면
조금 피곤해 보이는 얼굴이 있었지만
나는 그 얼굴을 애써 외면하며 말했다.
“괜찮아. 아직 괜찮아.”
사람은 이상하다.
후회가 커질수록
스스로를 속이는 기술도 함께 자란다.
그 기술은 빠르게 배우고,
아주 자연스럽게 몸에 붙는다.
나는 진실을 말하는 데는 서툴렀지만
나를 속이는 일에는
점점 더 능숙해져 갔다.
밤이 깊어갈수록
후회는 어둠처럼 퍼졌고
아침이 밝아올수록
그 후회는 다시 얇게 눌려
보이지 않는 곳으로 숨어들었다.
그렇게 후회는
사라지는 법이 없었다.
그저 ‘잠시 미뤄지는 것’일 뿐이었다.
“이번이 마지막이야.”
그 문장은 내 입에서
너무 익숙하게 흘러나왔다.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문장처럼.
도박은 사람의 마음속 문장들을
아무렇지 않게 흉내 내고
손쉽게 가져다 쓴다.
나는 후회를 알고 있었고
이 길이 옳지 않다는 것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느낌은 나를 붙잡지 못했다.
후회는 경고가 아니었고
경고는 결코 멈춤이 되지 않았다.
나는 더 많이 후회할수록
더 적절한 이유들을 찾아냈다.
“오늘은 힘들었으니까.”
“이 정도는 누구나 해.”
“지금 끊으면 오히려 손해야.”
그 말들은 하나도 진짜가 아니었지만
그 때의 나는
그 거짓을 통해서만
자기 삶을 유지할 수 있었다.
후회란 건
사람을 되돌리는 힘이 아니다.
오히려
되돌아갈 용기를 잃게 만드는
또 하나의 그림자에 가깝다.
그 그림자가 커지면
사람은 멈추지 못한다.
멈추기 위해서는
이미 너무 깊숙이 들어와 버렸다는 걸
스스로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는 그걸 인정하지 않기 위해
더 깊이 들어갔다.
그게
가장 큰 후회였다는 걸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