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보낼수록 더 많은 창업팀이 모여드는 창업도시 대전

로컬브랜딩_사유의 도시 대전을 위한 창업생태 포지셔닝 제안

by 권성대

떠나보낼수록 더 많은 창업팀이 모여드는 창업도시 대전?!


2015년 처음 창업을 시도했을 때, ‘창업’이 제게는 꽤나 부담스럽고 막연해 두려운 선택이었어요.


내가 어떻게 살아나갈지 뜻도 확실히 세우지도 못했고, 공무원과 기업 취업은 저와 확실히 맞지 않아 보였고, 남은 길은 창업이나 비영리단체 활동가인데 무엇을 기준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너무 막연했습니다.


이후 창업을 시작한 후에도 관련해서 실질적인 도움이 된 조언,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함께 몇 달 앞, 1~3년 앞을 바라보며 사업을 키워나갈 정보를 얻을 곳이 없어 맨 땅에 헤딩만 열심히 했던 것 같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살아남은 덕에 10억 미만 매출 업체를 운영해 보는 경험과 관련 사이클은 몸으로 알게 되었지만, 그 이상의 성장을 꿈꾸며 가치적으로 뜻한 바도 잘 지켜 펼쳐나가는 업체를 구상하는데 어려움이 컸습니다.


무튼 대전에서 창업을 하며 도움 받은 것은 '인턴 지원사업' 한 종류였습니다. 다른 도시에도 흔히 있는.


요즘 창업 관련해 여러 지원사업은 계속 나오고 있고 확대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만, 예전에 들었던 감정들이 계속 떠오르는 것이 우연만은 아니다 싶습니다. 비기술 콘텐츠 창업자로 받을 수 있는 창업지원은 매우 한정적이었습니다.



지역이 길러낸 창업자를 모두 지역에 꼭 눌러 앉혀야 하나?


요즘 대전 어은/궁동에서 다양한 창업자들을 모아 커뮤니티를 만들고, 로컬x테크의 융합을 꿈꾸는 사람들이 모여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전과는 다르게 다양한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대학, 투자사들이 모여 이런 움직임에 힘을 싣고 있어요. 문득 이 시점에 앞으로 대전이 어떤 포지셔닝을 가지고 나가야 되는지 고민이 되더라고요.


대개 관공서에서는 좋은 기업들/창업자들을 어떻게든 좋은 시설과 자본을 유치시키고 키워서 눌러 앉히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죠. 지방정부 예산도 이에 맞춰 활용하는 게 명분상 문제가 없고요. 우리 지역에서 거둔 세금을 왜 떠날 사람들에게 투자하는 게 맞냐는 것이죠.


하지만 저는 특정 포인트에 있어서 이 방향성이 오히려 걸림돌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더 큰 성장을 추구하는 팀들은 여전히 지역보다 수도권, 나아가 해외로 진출하는 것이 아직은 순리라고 생각했고, 지금의 로컬이 가진 매력으로는 이를 막을 수는 없다고 봤습니다. 지금 대전에 더 적절한 것은 잘 키워내는 역량을 모아 좋은 기업을 키워내 타 지역으로 수출하는 포지션이 더 적절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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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셀링클럽’과 같은 위치로서의 창업자/팀 육성 생태계를 가진 대전을 제안하고 싶어요


해외 축구팀으로 예를 들어보자면 ‘셀링클럽(유망주를 영입하고 길러내 포텐셜을 터트린 후 빅클럽에 팔아 수익을 남기는 클럽)’인 포르투갈 리그의 FC포르투, 스페인 리그의 SL벤피카, 네덜란드 리그의 AFC아약스, 프랑스 리그의 AS모나코 같은 팀들이죠. 유망주를 영입해 키워 큰돈을 받으며 빅클럽에 팔죠. 그렇다고 이 클럽들이 인기가 없나요? 레알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뮌헨, 파리생제르망 등 빅클럽만큼의 수익과 성과를 내지는 못하지만, 많은 선수들의 꿈인 빅클럽 진출을 열망하는 유망주들에게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구단이 되었죠. 나름의 포지셔닝을 통해 수많은 구단들이 파산하는 상황에서도 살아남는 경쟁력을 갖추었습니다. 종종 파란을 일으켜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도 내죠.


'세상을 바꾸겠다', '시장에 큰 파도를 만들어내겠다' 꿈꾸고 선언한 창업팀들이 수도권으로, 서울로, 세계로 나가는 것을 막는 것은 아직 막을 수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해요. 억지로 그래서는 더더욱 안된다고도 생각하고요.


대신 대전이 위 셀링클럽과 같은 포지션을 가지고 멋진 창업팀들을 키워내 성장시키는 탄탄한 기반과 전문 역량을 마련한다면 서울, 판교 및 수도권, 제주와 같은 특색 있는 창업특화 지역들 사이에서도 다양한 창업자들을 불러들여 모아내는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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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을 잘 떠난 기업들은 오히려 대전에 더 많은 사람을 불러들이는 홍보역할을 해요


위와 같은 환경에서 잘 큰 기업들은 꿈의 방향에 따라 대전을 떠날 수 있겠죠. 대개는 ‘내가 잘해서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했어’라고 말할 겁니다. 하지만 일부는 이런 이야기도 하겠죠.


‘대전에 이런 기반들이 있어서 쉽게 해 볼 수 있었어, 너희도 가봐’

이런 마음이 있는 팀들이라면 대전에 자신들이 가진 역량과 노하우를 가지고 받은 것 이상으로 다시 기여하려 하거나 본사 또는 지사라도 대전에 남기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대전은 이런 창업팀 육성의 역사와 성과를 적극 활용/홍보할 수 있고요.



261492_278849_2028.jpg 대전 궁동 일대 '한국판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파크 위치도 / 굿모닝충청 윤지수 기자 출처 : 굿모닝충청

대전은 이런 그림을 그려나가기에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 있죠


위와 같은 성과와 역량이 지역에 쌓인다면 성장하고 싶어 하는 좋은 초기 기업들이 대전에 모여들고, 이들을 중심으로 이들을 케어하는 다양한 산업군이 지역에 자리를 잡게 되어 매력 있는 창업자 육성 생태계를 만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대전에는 이를 도와줄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등 다양한 기관들이 있죠. 거기에 열여섯 곳의 AC와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같은 대규모 투자를 하는 VC도 3개가 있어요. 사회적 기업 창업을 돕는 육성 기관도 있고요. 디캠프, 언더독스 등 민간에서 활약하는 창업팀 육성기업들도 대전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죠.


한참 창업활동을 했을 때 이런 기관들을 만나보지 못한 게 제 개인적인 '한'이지만, 지금 도전하려는 청년들은 충분히 누리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잘 키워서 내보내고 더 많이, 꾸준히 (예비)창업팀들을 불러들이는 대전.


고객과 사회공동체의 문제를 중심으로, 창업자의 관심사와 지역의 요구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유의 결과물을 집적시켜 주어진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멋진 창업팀들이 찾고 싶어 하는 대전.


이런 비전이 잘 구현된다면, 세계적인 기업도 대전에 머물고 싶어 할 날이 올 수 있겠죠?


사유의 가치가 빛날, 사유의 도시 대전이 되기 위한 중요한 퍼즐조각 중 하나라고도 생각해요.





여러분의 구독과 라이킷은 머물고 싶은 멋진 도시 대전을 만들어가는데 큰 보탬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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