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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홍래 Sep 20. 2021

커피,이제는 안녕

현대사회를 사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커피가 기호품에서 필수품이 되었듯이 나도 커피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빨간상표 인스탄커피와 첫만남


내가 커피와 첫만남은 아마 70년대 나의 고등학교시절인것 같다. 당시 어머니는 시장에서 장사를 하셨다.어느날인가

시장 장사를 마치고 오면서 옆에서 미제 물건을 파시는 어머니 친구에게서  커피 한병을 사서 고이 고이 가져오신 기억이 있다. 그날밤 어머니는 미국인들이 좋아 하는것이다.

귀한것이라고 몇번을 강조하셨다. 그러나 어머니의 말씀처럼 귀하긴 귀한것 같았으나 그 맛을 본 나에게는 씁쓰름하여 설탕을 몇숟가락을 넣어도 그 쓴맛 때문에 그렇게 썩 당기는 맛은 아니였다. 그렇게 우리집에 첫선을 보인 커피는 누가 찾는 이 없이 부엌의 찬장 어느구석에서 박혀있다가 습기에 녹아서 떡이 된 빨간색 상표가 붙어있는 커피병은 결국  버려지고 말았다.


군 생활에서의 둘둘둘 커피


우리나라 격동의 시기 80년대에 나는 해군장교로 근무를 했다. 당시는 요즘처럼 손님이 방문하 커피가 대세가 되어 말을 하지 않아도 커피를 내어주는 시절이기보다 커피와 일반 차가 함께 공존하는 시대가 아니였나 싶다. 당시 함정에서 장교들과 식사를 하고나서 다방커피 스타일로

커피 두스푼, 프림 두스푼, 설탕 두스푼 일명 둘둘둘 커피가 오고 그커피를 한잔 할때 달짝지근하고 쌉싸르한 특유 커피 맛을 나름 즐겼다. 그때의 커피는 프림과 설탕을  잘 조화로운 비율에 따라 제조하여  마시는 줄만 알았다. 커피를 한잔 마신후 담배를 한대하면  씁쓸하고 단맛을 중화를시키는 특유맛이 된다 그시절  커피를 마시면 꼭 담배가 생각이 났다


혼돈의 젊은시절과 믹스커피


군에서 전역을 준비 할 즈음 믹스커피가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된것 같다.사실 나는 직업군인을 선택을하여 23세

나이에 장교로 임관을 했고 군을 나의 천직으로 생각했었다.

진급누락과 잦은 이동때문에 반은 자의로, 나머지 반은

군에 대한 울분때문에 35세 사회 진출하기 늦은나이로 전역을 했다.

전혀 아는사람이 없는,인맥이 없는 세상속에서 손쉽게 할수

있는 영업직을 택하게 되었고 이쪽,저쪽으로 몰건을 팔려고

뛰어 다녔다. 그때마다 사람들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종이컵에 담겨 미소된장 빛이나는 믹스커피를 자주 만나게 되었다. 손쉽게 제조를 할수도 있지만 그때의 믹스커피는 커피와 프림,설탕 3박자를 그렇게 잘 조화되게 만들었지?

어쩌면 그시절의 나도 이것 저것이 섞여있는 믹스커피처럼 혼돈의 삶 이였지 않았나 싶다. 그시절 영업을 하러 많은 거래처를 돌아다녔다. 가는 거래처마다 주는 믹스커피를 거절을 못하고 마시면서 어느날은  8잔까지 마셨던 기억이 있다.  믹스커피 의 달콤하고 텁텁한 맛처럼 나의 중년시절은 가족이라는 짐을 어깨에 지고 주는대로 받아 마실수  밖에 없는 텁텁하고 답답하게 보내온 기억 뿐이다.


아메리카노 그리고 노년


50대 중반이 넘어서면서 자연스럽게 흰머리가 생기기  시작을 했다 그리고 얼굴에도 흰머리 만큼이나 세월의 연륜이 생겼.  어머니도 세상을 떠나시고, 자식들도 자기들만의 가정을 만들어 떠나면서 아메리카노를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커피 블랙은 너무 쓰고 향이 너무 강해서 웬만해서는 찾지를 않았고 당시는 커피 블랙을 마시는 사람은 오랜 외국생활에서 입에 붙어서 어쩔수없이 먹는 사람 정도로만 생각을 다.( 한편으로 커피 블랙을 마시는사람은 우아하게도 보였다)


조그마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60을 넘긴 노년이지만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은 항상 긴장속에서 살아가는 모양이다, 평일에는 출근을 하다가 휴일이 오면 괜히 흥분이 되기도 한다.  토요일 아침이면 아내와 둘만살고있아파트에서 나와서 한강 걷기를 하고 허름한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조용한 동네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한잔을 할때 평상시의 긴장을 잠시 내려놓고 아내와 나의 노년을 바라볼수가 있어서 좋았다.

어쩌면 아메카노의 연하고도 깊은 처럼 우리의 흰머리도 함께 깊어가는 모양이다.


커피, 이제는 안녕



얼마전 부터 밤에 잠을 자다가 화장실을 빈번하게 가는 사태가 생겼다. 병원에 찾아가서 전문의와 상담을 하니 자연스러운 노화현상 이라면서 알약을 처방해주었다. 그러면서 커피를 끊어라고 강력한 지침을 내놓았다. 사실 커피는 노년이 되면서 하루에 한잔. 두잔정도 뿐인데 이것 마져  끊어라고 한다. 평소에 나는 술을 좋아하지를 않는다. 하루에 한 두잔이지만 커피가 나에게는 술대신의 위안거리가 되었다.그래서 인지 유독 커피를 좋아 했던것 .

강릉의 커피여행도 다녔고 우리나라 최초 바리스타를 찾아가고 좋은 카페와 커피가 있다면 찾아가는 자칭 커피 매니아 이. 어떻게 끊을까 고민도 했지만 어느날 피를

마시지 않고 잠을 청하자 잠도 쉽게 들고 중간에 화장실가는

증상도 없어지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노년이 되어 갈수록 많은 것을 내려놓아야만

. 내가 좋아하는 골프도 그렇고 식사도 조금씩하고 해보고 싶은 여러 욕망도 어쩔수없이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이제 커피도 내려 놓아야 만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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