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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홍래 Aug 04. 2016

상수동 구멍가게

언제 부터 알고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니까? 아마, 90년초 일것 입니다

그때 우리집은 나의 할머니,어머니,여동생,남동생

그리고 아이 둘과 함께 지금은 없어진 상수역

사거리에 농바우 숯불갈비집 뒤에 살게 되면서 부터

알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우리집하고는 좀 떨어져

있어서 인지 서로간 소통을 하고 지내지는 않았으나

그래도 가끔은 지나가는 바람결에 들려오는 소식에는

영 문구의 이야기도 있어 한 두집 건너 세상 이야기로

그렇게만 알고 무심 하게 지내왔습니다

세월이 강물처럼 흘러가듯

상수동에서 할머니,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동생들이 다들 결혼하여 떠났고, 내아이들이 영문구

에서 준비물을 구입해서 학교를 다녔다고만 들었습

니다

사부작님을 통해 다시 알게된 영문구

처음에는 아마 바다빛과 같은 새파란색 이였을

간판은 퍼렇게 바랫고 내부에 진열상품 이라곤

과자 몇봉지 와 라면 그리고 담배 등등...

70년대 시골 어느 동네 입구 큰 느티나무 아래에

있는 구멍가게와 같은 모습이지만

그래도 집주인 아줌마의 풍채만큼이나 푸근한 정

느껴지는 서울 한가운데 홍대 뒷 골목의 시골 구멍 가게.

주변에 라멘집, 경양식집등 일본,미국 문화가 골목을

점령해도 독립투사 처럼 굳건하게 그자리를 약30여년을 지켜오더니만 결국에 신문화에 밀려서 이달 중순에 문을 내린답니다 여름날엔 가게앞 평상에서 골목 사람들과

맥주 마시며 정을 나누고 그냥 지나치면 허전하여

유리문안을 빼꼼히 쳐다보고 가는곳, 동네 오는 모든 택배의 임시 보관소 역할을 하는 골목안 사람들의 회관 같은곳인데...


상수동에서 격동의 세월속에서 살아온 우리 시대의 또 하나 이야기 꺼리가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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