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산책

by 조홍래

매년 이맘때가 되면 소리도 없이 왔다가 소리도 없이 떠나 가지만 올해는 느껴지기도 전에 지나 가려는듯한 가을 입니다.


항상 일어나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아침 운동이 새벽으로 바뀌고 아직 빛이 없는 어둑컴컴한 밤입니다.


다소 쌀쌀해져 스포츠 잠바를 걸치고 아파트 가로빛사이로 걷다 우연히 운동하는 여성분이라도 만나면 치한으로 오인 할까하는 걱정에 쾐스레 헛기침을 해봅니다.


한강 시민공원 을 따라 절두산밑에 오면 보행로 사이길에 있는 지난 봄에 파종한 백일홍이 자라서 꽃이 피어서 지난 여름의 뜨거웠던 기억을 알려주려는듯 꽃잎이 말라가고 있습니다.


강변 둔턱에는 억새풀사이로 나팔꽃들이 붉은색,보라색, 으로 피어 말라 죽어 가는것을 대신해 생명의 무한함을 알리고 있는듯도 합니다.


만약 육순의 내인생에 계절이 있다면 지금처럼 깊어가는 가을쯤이 아닐런지...


백일홍이 시들고 나팔꽃이 피듯 나에게도 다시 올지도 모를 육십의 희망을 기다려 봅니다.

그리고 온세상에 하얀 서리가 내려 모노톤색으로 희뿌연 꿈결같은 계절이 언제가는 다시 한번쯤은 주어지리라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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