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선의 비릿한 냄새를 좋아 한다
생선의 비릿한 냄새를 맡으면 돌아가신 어머니가 생각 난다
밤마다 꿈을 꾸던 나의 어린시절이 생각 난다
어머니가 주시던 과자와 사탕 향이 생각 난다
그래서 생선의 비린내가 좋다
나는 부산에서 태어났다
그러나 부산에 대해서는 별 기억이 없다
나의 어머니는 나를 낳고 요즘 처럼 산후 조리원 이라는 호화 찬란한 몸조리는 아니래도 며칠 쉬지도 못하고 생선장사를 바로 시작을 하셨나 보다
당시, 부산에서는 여자가 손쉽게 할수 있었던
장사 였던 모양이다
그렇게 시작한 장사를 손을 놓지 못하시고 돌아가시기 몇해 전까지 평생을 하셨던것 같다
내가 국민학교 시절 우리는 이사를 하여 서울 근교 경기도에서 살았다 지금은 그곳이 개발이 되어 밤에도 휘황 찬란하지만 당시는 인적이 드물고 너무 어두운 곳 이다
그래서 어머니가 장사를 마치고 집으로 올때 혼자서 밤길을 걷기에는 무서울까 하여
밤마다 아이의 걸음으로 30분 거리의 버스 정류장까지 마중을 나갔다
20분 간격으로 오는 버스가 도착하면
"이차에 오시나"하고 목을 길게 빼고
희미한 버스 조명 속에서 어머니를 찾았다
요즘처럼 휴대전화가 없었던 시절이라 대략적 오시는 시간에 맞추어서 기다리는데 어쩌다
일 이라도 생겨서 늦어 지시면 어머니가 오실때 까지 몇시간도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해 겨울인가? 폭설이 내리던 날
어머니 일터에서 집에 오는 중간 지점에
무악재 고개가 있다 지금은 그리 가파른 고개길이 아니지만 당시는 눈만 오면 버스가 운행이 중단되어 그곳에서 집에 까지는 버스로도 한시간 거리 였는데 어머니는 밤새 그길을 걸어서 오셨고
나는 "왜 못오시나?"
애끓는 마음으로 고드름이 길게 늘어진
어느집 처마밑에서 밤새 시린 발을 구르며 어머니를 기다렸다가 만난적도 있었다
그렇게 어머니를 만나서 둘이서 함께 별이 떨어지는 밭두렁 길을 걸어올때
어머니의 몸에서는 항상 비릿한 생선 냄새가 났다
"얘야 비린내가 많이 나재 오늘 버스 안에서 차장이 눈치를 주어서 미안해서 혼났대" 그리고는
하얀 생선 비늘이 묻어 있는 어머니의 돈통 앞주머니 속에서 과자 몇개를 꺼내 주신다
시장 친구들이 주는 것을 나에게 주려고 비닐 봉투에 꼭 싸서 가져 오신거다 습기에 눅눅 해진 과자를 먹으면서 어머니와 함께 돌아 오는 그 밤길에는 생선의 비릿한 냄새가 집에 까지 계속 따라 왔다
요즘도 나는 별 살것 없어도 수산 시장 투어를
좋아 한다 시장 바닥에서 축축한 바다의 짠 냄새, 생선의 비릿한 냄새, 할머니의 거친 손길이 좋다
옛 고향의 기억 같아서 좋고, 어머니의 푸근함이 느껴져서 좋다
여행을 하다가 어느 포구에 라도 들리게라도 되면 빨간 고무 다라이에 담겨있는 생선의 비릿한 냄새에서 묘한 흥분감이 생긴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이쪽,저쪽 구경을 하다가
시간 가는줄 모르고 있으면 필요 한것만 사라고 아내의 잔소리가 옆에서 폭풍 처럼 몰아 쳐도 어느새 양손에는 검정 비닐 봉투가 가을 감나무에 감이 열리듯 주렁 주렁 매달려 있다